프로야구에 대한 미래 발전상 중 제 9구단, 10구단 창단에 대한 얘기는 야구계와 팬들 사이에 심심찮게 얘기되는 이슈인데요. 시장성과 연고지, 선수수급 등의 문제로 인해 지방구장의 현대화를 해결하는 것보다도 더 어려운 문제가 아닌가 봅니다.

신생구단 창단까지 가기 위해서는 원활한 선수수급을 위한 두터운 선수층이 필요한데.. 선수층을 두텁게 하기 위해서 유소년과 중고등 야구부 창단도 시급하지만 우선 실업야구가 더욱 활성화 되는 이 우선 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2009년 7월 한국실업야구연맹이 주최한 제1회 전국선수권대회



제 주변에 고등학교와 대학, 프로까지 야구를 하다가 그만 둔 동생들이 몇몇 있는데, 야구를 그만 둔 뒤 할 일이 없어서 막노동을 하거나 술집이나 공장에 다니고 그럽니다.

요즘은 그나마 전보다 나아진게 사회인야구가 활성화 되어서 주말에 심판도 보고 기록원도 하고, 실내연습장 코치도 할 수 있기는 한데, 용돈벌이 밖에 안되고 실생활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른 형편이죠.

실업리그가 생기면 프로구단에 지명받지 못하더라도 직업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니 야구를 가르치는 부모나 학생들에게 최소한의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습니다. (물론 실력도 어느정도 되어야겠죠.)

지금처럼 고등학교 졸업하고 프로 지명을 못받으면 야구를 그만두거나 대학가서 또 4년간 야구해야 하고, 병역도 해결해야 하는 여러가지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는거죠.

학교 체육이 운동과 학업을 병행해야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상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학업을 완전히 포기한채 10년 가까이 운동에만 전념했던 학생이 하루아침에 야구를 그만두고 야구 이외의 사회생활과 경제적 활동을 위한 준비가 전무한 상태에서 또다시 무엇인가를 새로 시작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실업팀이 만들어지고 실업리그가 창설된다면 고등학교나 대학교 졸업 후 실업팀에 들어가 직장과 야구를 병행할 수 있고 실력에 따라 프로진출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나 대학 졸업 후 프로진출이 아닌 다른 길로 나갈 수 있는 통로가 많아야 유소년과 중고등학교 야구가 활성화되고 이런 근간이 5~10년 정도 다져지면, 자연적으로 선수 인프라가 탄탄해져서 9구단, 10구단 창단도 논의해볼 수 있다고 봅니다.

선수들에게 프로선수급 연봉이 아닌 일반 사무직과 동등한 기준의 월급과 별도의 경기수당을 지급하면 현재 프로구단 운영비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큰 비용을 줄일 수 있고 토요일과 일요일을 중심으로 리그를 운영하되, 주중 1~2경기정도만 야간경기를 진행하고.. 나머지 시간은 소속된 직장에 근로자로 투입되면, 회사차원에서도 그리 큰 운영비는 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실업팀에서 야구를 그만둔다고 하더라도 직장경력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으니 야구를 완전히 그만 두더라도 재취업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고요.

하지만 이와 같은 이상적인 선순환 구조를 가져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업야구 활성화가 가시화되기까지는 많은 난관은 존재합니다. 바로 기업이 실업팀을 창단하고 운영하기 위한 당위성과 필요성이 현재로선 많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2군리그에도 관심이 부족한 상황에서 2군보다 실력이 떨어질 실업리그를 보러갈 이유를 찾기가 힘들며 인기도 없고 수익성도 전무한 상황에서 실업팀을 창단할 기업이 과연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몇몇팀은 오너의 의지만으로도 창단할 가능성은 있지만 지속적인 운영과 많은 팀의 창단을 기대하기란 힘듭니다.

최근 한국실업야구연맹이 창설되어 전국적으로 우수한 실력을 가진 사회인야구팀을 중심으로 과거 실업야구와 비슷한 운영을 하는 팀이 있기는 하지만 선수양성과 프로진출에 대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공조와 논의가 진행되기에는 초기단계이며 때문에 직업으로서의 의미를 가진 진정한 실업야구의 모습에는 다소 부족함이 많습니다.

실업팀 창단 기업에 대한 각종 지원과 홍보채널 확보 등으로 기업들의 실업팀 창단과 운영의 벽을 낮추고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한 대안이 마련되어야 학생야구의 활성화와 선수인프라의 확충 그로 인한 신생구단 창단과 프로야구 시장의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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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결승전 패배, 어느 경기의 패배소식보다도 분하고 억울한 느낌

일본과의 실력차이를 떠나 선수층의 차이가 더욱 절실하게 느껴져 서러웠던 경기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최고의 기량을 가진 이승엽은 소속팀에서의 성적과 입지때문에 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박찬호도 마찬가지 이유로 애석하게 참석을 못하고.. 마치 시댁 일때문에 친정일 못도와주는 딸 같은 심정...

어렵게 참가한 추신수는 사사건건 간섭을 당하고...

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거머쥐고 국제대회에서의 성적도 일본에 절대 밀리지 않지만, 열악한 야구 인프라와 얇은 선수층.. 좁은 야구 저변 등으로 그동안 우리 야구대표팀의 우승과 승리는 기적이나 이변 취급을 당했다.

잘싸워 준 한국 야구 대표팀



이번 WBC대회전 각 팀들을 분석한 외신 기사에서도 우리나라는 네덜란드와 함께 '다크호스'로 분류되었었다. 그래서인지 우리 대표팀이 승리를 거둘때마다 외신들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고 찬사가 이어졌지만, 그 반응의 대부분은 '기적', '이변', '돌풍'으로 표현되기 일수였다.

우리가 이긴 경기에 대한 평가는 '실력'과 '기량'보다는 '정신력'과 '투지'라는 말이 더 많았다.

말그대로 정신력과 투지가 발휘되어 기적을 일으켰다는 것.. 정신력과 투지가 없었으면 알 수 없었다는 뜻일 것이다.

WBC에서 일본이 대회 2연패를 하게 되어.. 2008년 올림픽에서 우리 금메달에 대한 평가나 기억은 그저 작은 '이변'이나 '돌풍' 정도로 평가받을 것이 가장 짜증난다.

예전부터 우리는 쭉 일본야구에 대한 도전자이며 세계야구에서의 이방인으로 기억될 것 같아 서럽다. 그래서 이번 결승전 패배가 어느 때보다 더 뼈아프고 가슴아프다.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이번 WBC까지 우승하여 진정 우리의 승리가 '이변'이나 '돌풍'이 아닌 진정한 '실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린 것 같아 매우 비통하다.

국내 최고의 프로스포츠인 프로야구는 10년전보다는 지금이.. 작년보다는 올해가 더 나은 모습을 보이며 발전해 왔다.
 
경기침체로 관중수가 줄기도 했지만.. IMF시절 태평양을 넘어 날라오는 박찬호선수의 활약상에 새벽잠을 설친 피곤함도 잊었었고.. 작년엔 올림픽 금메달과 함께 500만 관중 시대를 여는 등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인프라나 저변은 어떤가.. 유소년야구팀, 고교야구팀의 실정은 또 어떤가.

어느 유소년 야구팀의 열악한 훈련 환경 (작년 여름 직접 찍었음)



이런 환경에서 미래의 메이저리거들이 자라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마저도 인원이 없어 해체되는 팀이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 시카고컵스에 입단한 충암고 이학주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쓴 적 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선수인데.. 이학주 선수가 처음 야구를 시작하고 기본기를 익혔던 초등학교 야구부는 2005년도에 이미 해체되고 없다. 1998년 야구부가 창단됐으니 야구부가 창단된지 10년도 안돼 해체된 샘이다.

몇 십년 동안 야구부를 운영한 역사 깊은 학교에서도 메이져리거를 배출하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인데.. 불과 8년만에 해체된 초등학교 야구부에서 메이저리거 구단에 스카웃 될 정도로 실력을 갖춘 선수가 배출됐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다.

바꿔 말하면, 여건과 시설, 관심만 갖춰진다면 충분히 실력있고 가능성 높은 선수 자원들을 길러낼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나라는 올림픽과 월드컵을 치룬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해방 직후 건설된 야구장에서 아직도 프로야구가 열리고 있다.

이번 WBC를 통해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김태균이 뛰고 있는 야구장이라고 한다면 외신기자들이 믿을까?



언제까지 우리 선수들이 이룬 값진 승리와 우승의 감격을 단지 '기적'과 '이변'으로 취급받게 해야하나.. '실력'과 '기량'이 아닌 '정신력'과 '투지'로만 평가받아야 하는 한국 야구의 현주소가 서럽고 서글프다.

그리고 그걸 방치하면서 원론만 내세우며 누구하나 나서서 해결하려 하지 않는 이 나라와 선거철 표몰이를 위해 감언이설을 남발하는 지자체장들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지방구장의 현대화와 야구인프라의 확충, 야구저변의 확대에 대한 지적과 대책강구는 비단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20년 전이나 10년 전이나 달라진게 없다. 올림픽 금메달과 WBC에서의 준우승으로 어느 때보다 야구에 대한 관심과 국민 정서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위상이 높아진 이때, 야구인들과 팬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국가와 여러 지자체들은 제발 깨닫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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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일본의 야구인프라를 비교하는 것은 초등학생의 덧샘 실력과 고등학생의 미적분 실력을 비교하는 것만큼 무모합니다.

4,000여개의 고등학교 야구팀, 12개의 프로팀, 6개의 돔구장.. 동네 여기저기에 조성된 야구 공원 등등.. 일본에서 야구는 전국민의 스포츠이며 선수들은 연예인 못지 않은 대접과 환대를 받는 직업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이나 프로팀에 가지 못한 선수라 할지라도.. 우리나라처럼 방황 할 필요가 없습니다. 많은 사회인야구팀에 들어가 일을 하면서 야구를 계속할 수 있고.. 잘하면 프로팀으로 이적할 수도 있으니까요.

일본야구의 심장부 도쿄돔

그래서 일본은 선수자원이 넘쳐납니다. 국가대표팀을 3개팀 정도 만들 수 있다고 하죠.

반면에 우리나라 야구환경은 척박하다 못해 황무지나 다름없습니다.

인구수에 비해 프로구단의 수가 작은 편은 아니지만 아직도 한국전쟁 이후 건설된.. 마이너리그보다 못한 야구장을 사용하는 프로구단이 많습니다.

프로구단이 이 정도인데 아마야구의 상황이 좋을리 없죠.
 
학교내에 야구를 할 수 있는 변변한 야구장이 없어 일반 학생들과 함께 운동장을 공유하다보니.. 기물 파손 및 안전사고로 인해 학교장이나 학부모들과의 마찰도 많습니다. 감독, 코치는 고용이 불안정한 계약직이고, 그들의 월급은 야구부원 학부모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충당해야 합니다.

매년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지명을 기다리는 야구선수는 대략 800여명 규모인데.. 그중 50여명만이 프로구단에 입단합니다.

지명을 받지 못한 나머지 선수들은 졸지에 실업자가 돼야 합니다.

이런 인프라의 격차때문에 야구에서 한국은 항상 일본에 이어 아시아 두번째라는 인식이 강했으며.. 1회 WBC 4강과 올림픽 금메달을 '이변'으로 취급받기도 했죠.

14-2 콜드패를 당했을 때 일본언론들은 마치 한일야구관계가 '일본>한국' 이었던 원래 제자리로 돌아간 것 처럼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하지만 해외 지도자 및 해외파 선수, 용병 등이 한국 야구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면서 인프라의 격차로 인한 수준차이는 자연스럽게 많이 좁혀진듯 하구요.. 오히려 한일양국 야구 스타일의 차이를 뚜렷하게 부각시켰습니다.

우리 아마야구 선수들에게 야구는 취미가 아닌 생존의 문제이며, 장래 밥벌이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얇은 선수층에서도 부단한 노력과 많은 훈련량을 바탕으로 특출난 능력과 재능을 발휘하는 선수들이 수시로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일본 선수들에 비해 골격이 크고 근력이 강해 힘과 힘이 맞부딪히는 경우에는 오히려 일본 선수들을 압도합니다.

일본 야구가 섬세하고 분석적이라면,우리의 야구는 투지과 힘의 야구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거기에 정신력이 더해져 스타일의 차이를 더욱 뚜렷하게 하여.. 최근들어 양국의 베스트와 베스트가 맞붙는 경기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양상을 띄는 것 같습니다.

기준에 따라서는 섬세하고 분석적이며 작전수행능력이 뛰어난 일본야구가 수준이 높다고도 할 수 있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우리와 스타일이 다른 야구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스타일의 야구가 서로 충돌할 때 우열을 가리는 기준과 변수는 누가 더 대담하고 누가 더 냉정하고 누가 더 집중하고 투지를 불태우느냐가 관건일 것입니다.

야구를 재미나 취미가 아닌 미래의 밥벌이 때문에 해야 한다는 것은 어린 선수들에게 가혹하고 차가운 생존의 짐을 너무 일찍 짊어주는 것이며.. 그 자체만으로도 서글픈 일입니다.

앞으로는 일본을 꺾은 한국 야구의 원동력이 "정신력"이나 "투지"로만 평가받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만큼 야구 인프라의 확충과 유소년야구에 대한 지원, 관심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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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기사를 보니 충암고 야구부에 재학중인 이학주선수가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컵스에 입단하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관련기사 1 : 충암고 유격수 이학주, 컵스 계약]

[관련기사 2 :
미국 진출 유격수 1호 이학주 “제2의 이치로 되겠다”]

미국의 메이저리그에 입단한 한국 선수들이 많기는 했지만 포지션이 유격수임에도 빅리그에서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는 것이 주목할만합니다. 우투좌타라 수비와 타격에서 유리한 부분도 많을 것 같구요. 초등학교 시절부터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결국 야구선수에게 가장 영광스러운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기획를 얻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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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컵스에 입단하게 된 이학주선수

야구불모지, 광명시가 배출한 메이저리거 이학주!!

이학주선수는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하안북초등학교 야구부에서 야구를 처음 시작한 선수입니다.

제가 뛰던 사회인야구팀이 하안북초등학교 운동장을 함께 사용하였기 때문에 같이 연습도 하면서 이학주선수의 초등학생 시절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도 또래에 비해 키가 커서.. 선배인 양성우(충암고 졸-동국대 야구부 재학중)선수와 함께 공수에서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던 선수였습니다.

광명시는 야구와 많은 인연이 있는 도시는 아닙니다. 하안북초등학교는 광명시에 딱 하나 있던 학교 야구부였는데.. 당시(2001~2002년)만해도 야구부가 생긴지 불과 4~5년 밖에 안되었었죠.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야구를 시작한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됐다는 것은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사회인야구 붐이 막 불기 시작하던 지난 2000년 제가 뛰던 사회인야구팀이 주축이 되어 광명시에 야구협회를 만들었고.. 근처의 사회인야구팀들을 모아 광명리그를 운영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광명시에 딱 하나 있던 하안북초등학교 야구부에 대한 지원도 그나마 조금씩 시작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야구역사는 짧지만 인재는 많은 도시, 광명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광명시는 야구역사나 인프라는 전무한 상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시에 딱 하나 있는 하안북초등학교 야구부를 졸업한 졸업생은 기껏해야 50여명 정도라 동문이라고 할 것도 없고.. 학교나 시의 지원이 많았던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학주선수를 비롯해 이학주선수의 1년 선배인 양성수선수 역시 충암고의 중심 멤버로 활약했으며.. 동국대에 진학한 올해 1학년임에도 주전으로 경기에 나가고 있습니다. LG 트윈스에 입단한 박병호(성남고 졸, 고교선수 사상 최초로 4연타석 홈런을 기록) 선수 역시 광명에서 리틀야구로 처음 야구를 시작한 선수입니다.

광명시에 연고를 둔 사회인야구팀들의 열정과 실력도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서울, 경기도권에서 개최하는 전국 규모의 사회인야구대회에 나가 우승, 준우승도 많이 하여.. 명문 클럽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습니다. 우승트로피를 들고 시 전체를 돌며 카퍼레이드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퍼레이드 차는 1톤 트럭...)

야구불모지 광명에서 활동하는 사회인야구팀이 전국대회나가서 우승하고 시의 명성도 떨치고 있으니.. 학생야구, 사회인야구에 관심 좀 가져달라는 일종의 몸부림이었죠.

당시만해도 하안북초등학교를 졸업한 야구선수들이 광명시 내에 야구부가 있는 중학교가 없어 서울의 양천중, 강남중 등으로 진학해야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중학교 야구부 창단에 대해서 시에 많은 요청을 하였으나 모두 무산되기도 하였습니다.



이학주선수가 졸업한 하안북초등학교 야구부는 이미 해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근근히 유지해오던 하안북초등학교 야구부는 2005년 중대한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다른 유소년야구팀들과 마찬가지로 선수수급이 안되어 1년간은 정식 경기도 할 수 없는 8명으로 운영하는 등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창단 10년도 채우지 못하고 해체된 것입니다.

그리고 얼마전인 2007년 11월 광명리틀야구팀이 창단되었습니다. 前 부천 신도초등학교 야구부 감독님이셨던 김문수 감독님과 해체된 하안북초등학교 조재호 코치님의 노력으로 어렵게 창단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학교에 소속된 야구부가 아니었기에 때문에 야구할 수 있는 운동장이 없었지만.. 다행히 하안초등학교 교장님의 도움으로 학교에 소속된 야구부가 아닌 리틀야구부임에도 불구하고 어린 야구선수들을 위해 운동장을 기꺼이 내주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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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창단된 광명리틀야구팀의 어린 야구꿈나무들.. 하지만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광명시에는 야구할 수 있는 운동장이 없어 또다시 해체 위기에 놓여있다.


작년 프로야구 붐 때문이었는지.. 어렵게 광명리틀야구팀이 창단되고 나서는 야구를 하겠다고 찾아오는 어린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창단 5개월만에 35~40명 정도 되는 선수단을 꾸리게 되어 야구불모지 광명에 다시 한번 학생야구의 불씨가 살아나기 시작하는 듯 하였습니다.

감독님이 사비를 털어 하안초등학교 운동장 전체에 25톤 트럭 50대 분량의 마사토도 깔았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회인야구팀 어른들의 도움으로 백넷도 세우고 마운드도 만드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어린 선수들이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환경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어렵게 만들어진 광명리틀야구팀, 그러나 운동장이 없어 또다시 해체위기..

그런데 올초 새학기가 시작되고 하안초등학교 교장님이 바뀌면서 운동장 사용을 금지시켜 어린 선수들은 운동할 공간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또한 조기축구팀들의 이기심에 힘들게 만들어 놓은 마운드와 그라운드는 엉망진창이 되었습니다.

어린 학생들이 하고 싶은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공평한 기회를 주고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함은 우리 어른들이 마땅히 해야할 일인데 무관심과 이기주의로 야구 꿈나무들의 꿈이 짖밟히고 있습니다. 광명시 체육회에 공문을 보내 도움을 요청해 보기도 하였지만 아무 관심도 없는지 답변 조차 없습니다.




광명시,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도시 맞나?

얼마 전 하안북초등학교 앞에 이학주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축하하는 플랭카드가 걸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학교나 시에서 걸어 준 플랭카드가 아니라.. 이학주 선수의 초등학교시절 코치였던 분이 자비로 제작해 걸어 놓은 거라고 합니다.

야구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 지역에서 자라고 야구를 시작한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됐다면 그가 졸업한 학교나 자라난 시에는 자랑스럽고 경사스런 일임이 분명한데도 아무런 관심이 없는 듯 합니다.

떠들썩한 잔치나 호들갑스런 축하는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만, 나서서 플랭카드 하나 걸어주지 않는 시와 학교가 원망스럽기까지 합니다. 있는 리틀야구팀도 존폐의 기로에 서있는 마당에 그런 것을 바라는게 사치일까요. 아마 이학주선수가 훗날 유명한 메이저리거가 된다고 해도 많이 달라지진 않을 것 같습니다.



힘들게 운동하고 있는 광명리틀야구팀에게 관심을..

최근 프로야구의 흥행에도 불구하고 초-중-고로 이어지는 인적 인프라의 구조는 피라미드형이 아닌 다이아몬드형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입니다. 학업과 차단된 학원스포츠의 구조적인 문제와 학부형들의 경제적 부담 등으로 인해 야구의 근간인 유소년야구팀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수년내에 프로야구의 질적 수준과 흥행의 위협요소로 작용할 것입니다.

비단 우수한 야구선수를 길러내고 인적인프라를 넓히기 위함이 아닐지라도 어린 야구꿈나무들이 그 꿈을 키워 나갈수 있도록 공평한 기회를 주고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함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큰 지원을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주중에 두번 토요일, 일요일만이라도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공간만이라도 마련해 주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야구를 통해 어린 학생들에게 건강한 심신을 만들어주고.. 재능있는 어린 선수들을 발굴하고 육성한다면 향후 시를 빛내고 한국야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훌륭한 선수로 커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광명리틀야구팀 선수들이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하루빨리 조성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보시는 야구를 좋아하시는 모든 분들 그리고 광명시민, 광명시 관계자 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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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야구의 꿈을 키우고 있는 광명리틀야구팀 선수들... 하지만 지금은 운동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팀은 존폐의 기로에 서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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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과 같은 인기는 아니더라도 프로야구는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프로스포츠입니다. 2007시즌엔 11년만에 400만 관중을 돌파했고 SK와 두산이 맞붙은 한국시리즈는 양팀 모두 3만 구장을 보유한 덕분에 4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 총 27만여명이 한국시리즈에 입장하기도 했구요.

스타들의 야구장 출입도 빈번했고.. 여자 연예인들의 시구는 많은 에피소드를 낳기도 했습니다. 외형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시즌을 보냈으며 앞으로의 전망도 밝게 했죠.

하지만 춘천고 야구부의 해체를 비롯해 많은 초중고 야구부가 선수난에 허덕이며 당장 올해 야구부 운영을 걱정해야하는 것도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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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인터넷 관련 일을 하고 있다보니.. 여러가지 동향분석이나 시장자료 조사차 통계자료를 자주 보는 편인데.. 게임시장에 대한 자료를 보던 중 프로야구의 미래를 걱정해야할만한 통계자료가 있어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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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의 표는 [게임업계 "30~40대를 모셔라"]라는 게임기사에 사용된 표인데, 기사의 요지는 경제력을 갖춘 30~40대 게이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게임별 이용자 구성비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야구게임인 슬러거는 30대, 40대이상의 구성비 전체 사용자의 절반 가량인 46%입니다. 다른 게임들에 비하면 엄청나게 높은 구성비죠. 반면에 10대들의 이용비율은 16%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고연령층의 이용비율이 높은 이유는 1980~90년대 프로야구를 경험했던 '야구키드'들이 어린 시절 향수때문에 많이 몰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슬러거가 아닌 마구마구라는 야구게임도 비슷한 추이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10대들의 이용비율이 가장 높은 게임은 축구게임인 FIFA온라인으로 무려 67%입니다. 야구게임을 즐기는 10대들에 비하면 4배 정도 많은 수치이며.. 야구를 즐기는 30~40대보다도 높습니다. 콘솔게임인 플레이스테이션의 위닝일레븐 이용자까지 포함하면 축구게임을 즐기는 10대 청소년은 훨씬 더 많을 것 같습니다.

2007시즌 프로야구가 400만 관중을 돌파한 원인도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야구게임 이용자 구성비에서 보듯이 과거 청소년시절 프로야구를 경험했던 30~40대들이 다시 야구장을 찾아온 것도 큰 몫을 차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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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야구장

이런 상황에서 10년, 20년이 지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불보듯 뻔 합니다. 얼마전 읽었던 한 중학생의 포스트 역시 10대 청소년들이 야구에 얼마나 무관심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NewAce조바님이 쓴 대한민국 학생들이 좋아하는 스포츠는? 이라는 포스트에 보면 다니고 있는 중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좋아하는 스포츠와 리그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올려 놓았는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그런 결과를 확인해보니..결과는 가히 충격적입니다.

고작 한 학년의 절반 수준인 24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지만..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는? 이라는 물음에 야구라고 대답한 학생은 39명(15%)으로 축구 176명(71%)에 압도적으로 열세에 있습니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오히려 농구와 경쟁해야할 처지죠.

한마디로 요즘 10대 청소년들은 야구를 직접 하지도 않거니와 게임을 통해서도 많이 접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프로야구의 낮아진 위상은 이번 현대 유니콘스 매각 과정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빅마켓인 서울 연고지 무혈입성이라는 엄청난 혜택과.. 매각대금없는 기부금 형식의 헐값 인수임에도 불구하고 인수하려는 기업이 없어서 구걸하다시피하며 간신히 8개 구단 운영을 걱정하고 있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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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발등에 떨어진 KT 창단 문제가 해결과제이겠지만.. 어린 청소년들이 다시 야구에 관심을 가져 그들이 성장했을 때 그들 중 일부라도 야구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잠재적인 미래고객 확보 방안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며, 이는 지방구장의 현대화와 함께 유소년 야구부의 활성화와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이야 400만 관중이니 500만 관중이니 하면서 당장 1, 2년 앞만 내다보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10년, 20년 후를 바라보면서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혜안(慧眼)이 아쉽습니다.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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