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011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가 있었다. 예상대로 광주일고 유창식이 한화에 지명되는 등 많은 유망주들이 프로의 부름을 받았다.

2011 신인드래프트 1R 지명된 선수들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지명 대상 선수를 대상으로 사전에 메디컬 체크를 실시한 LG트윈스가 논란이 되었는데.. 오랜 기간 하위권에 머물며 많은 유망주를 지명할 수 있었던 LG는 많은 계약금을 안겨 준 신인 선수가 입단 후 부상으로 인해 은퇴해 버리는 경우가 많아.. 일명 '먹튀'를 방지하고자 규약을 어기면서까지 사전 접촉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명된 신인선수에게 거액의 계약금을 안겨주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일종의 투자다. 투자는 다각도로 검토하고 면밀하게 분석하여 이루어지는데.. 그렇게 지명한 선수들이 수억원의 계약금만 받고 별다른 활약없이 선수생활을 접었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 실패이고 스카우터로서는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과실일 수 밖에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LG트윈스의 사전 메디컬 체크가 인정상 전혀 용납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각 구단 관계자들 역시 부상없는 우수한 자원을 선발할 수 있도록 사전 메디컬 체크 같은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된 근본 원인은 아마추어 선수들에 대한 혹사이며 사전 메디컬 체크보다는 아마추어 선수의 혹사를 방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우선으로 보인다.

성적지상주의가 만연한 학교스포츠 분위기에서 팀 성적을 위해 소수의 선수에게 무리한 출전이 강요 될 수밖에 없으며, 학연, 지연 등.. 감독, 코치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도 부상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경기에 나갈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아마추어 야구의 운영방식 등 구조적인 점도 문제다. 리그제가 아닌 토너먼트 형식의 대회로 치뤄지는 고교야구는 토너먼트의 특성상 매 경기가 결승전과 다름이 없기 때문에 한경기 한경기에 모든 전력을 쏟아부어야 하며 이는 특정선수에게 과중한 임무가 집중되어 선수간 실력 양극화도 초래할 수 있다.

프로야구 역시 탄생 초기에는 투수의 분업화나 투구수, 등판일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선수들의 부상방지와 관리 효율화가 점차 중요시되면서 현재는 매우 철저하게 관리가 이루어 지고 있다. 하지만 아마추어 야구선수들에 대한 혹사 방지나 관리 효율화에 대해서는 큰 변화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프로구단의 관계자들과 스카우터들은 '먹튀' 방지를 위해 사전 메디컬 체크만을 주장할 게 아니라.. 아마추어 야구의 주말리그제 도입, 투구수 제한, 투구수에 따른 등판일 조정 등 아마추어 야구 선수들을 소모품처럼 사용하듯 운영되는 현 아마추어 야구의 운영방식의 수정과 보완을 주장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Posted by prek
:

SK 김성근 감독이 절도없이 프로흉내만 내려는 아마야구 선수들에 대해 따끔한 충고를 했네요.

[관련기사 : 김성근 감독 "학생야구 프로흉내 내지마라"]

저 역시 최근 학생야구를 볼 때마다 어린 선수들이 겉멋만 부리며 집중력 없는 게임을 하거나 너무 오버하는 경향이 있다는 걸 살짝 느끼고 있긴 했습니다.

프로선수 못지 않은 장비를 착용하는 것은 부상방지와 보호를 위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만.. 김성근 감독의 지적은 그만큼 헝그리정신과 아마추어리즘을 강조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경기를 즐기면서 재미있게 하려는 생각은 좋으나, 경기 내용에 대해 일희일비하는 모습이 너무 자주 보이고, 기본기를 배우고 정석 플레이를 하려고 하기보다는 폼나고 있어 보일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에 바쁩니다.



기본기의 충실은 프로선수로서의 기본 덕목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고교야구의 한 장면.. (글 내용과는 무관함)

자기 감정을 억제하고 절제하며..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선수의 능력입니다. 이는 철저한 자기관리가 생명인 프로선수에게 기량만큼이나 중요한 요소입니다.

자신의 기량과 실력은 생각하지도 않고 최소한 누구누구 만큼은, 누구보다는 많이.. 를 외치며 협상 잘해서 계약금 두둑히 챙겨보려는데만 혈안이 된 것 같습니다.

프로흉내를 내는 것과 야구 실력에는 어떤 상관관계도 없습니다만 겉멋과 바람만 잔뜩 들어있는 선수가 아마때 보다는 구속이 덜한 프로에서 자기 감정을 억제하고 통제하며 스스로 자기관리를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절대 들지 않습니다.



이슈만들기에만 급급한 언론도 문제

최근 4~5년간 '초고교급'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프로에 입문한 신인들 중에 이름앞에 붙은 현란한 수식어에 걸맞는 활약을 하고 있는 선수가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요.

류현진이나 김광현, 임태훈 등을 빼면 '초고교급'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프로에 입문하여 프로에서 통할 수 있는 실력과 자세를 갖춘 선수는 근래들어 확실히 보기 힘들어 졌습니다. 특히 타자 쪽은 더욱 심각한 것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고교야구의 한 장면.. (글 내용과는 무관함)

선수들의 헛심만 잔뜩 키워 놓은 언론들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초고교급이니, 고교랭킹 1, 2위니, 몇 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선수라느니, 특급이라느니, 괴물이라느니.. 하면서 그럴 듯한 수식어로 이슈만들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정작 필요한 것은 선수의 장단점과 특징, 가능성 등에 대한 것인데 그런 것들은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초고교급 = 준프로급

'초고교급'이라는 말은 말그대로 고교급 이상이라는 얘기지..그게 곧 프로급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초고교급은 그저 '준프로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 몇 년간은 프로구단들이 뒷통수를 많이 맞았지만.. 현대유니콘스 사태 이후로 프로구단 스스로 운영의 슬림화와 비용절감, 효율화에 신경 쓰고 있는 만큼.. FA선수들의 몸값 현실화와 더불어 현역 프로선수들 조차 연봉이 동결, 삭감되는 형편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신인들에 대한 평가도 많이 달라져야 할 겁니다.



아마야구는 야구 실력을 뽐내는 곳이 아닌 야구실력을 쌓는 곳

아마선수들 역시 자신이 고교랭킹 1, 2위라고 해서 또는 언론에서 초고교급이라 불러준다고 해서.. 자신의 기량이 당장 프로 1군의 실력이라는 환상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아마야구는 야구실력을 뽐내는 곳이 아닌 야구실력을 쌓는 곳이란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학원스포츠가 여전히 성적지상주의로 돌아가고 있는 것도 선수들이 기본기를 배우는 과정보다는 성적이라는 결과를 쫓아가게 만드는 원인일 것입니다.

유소년 야구팀이 점점 줄어 들면서.. 한국 야구의 근간인 아마야구가 위태로운 이때에 선수들의 양적인 감소만큼이나 질적 수준의 저하 역시 한국 야구가 걱정해야 할 큰 문제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의 모교 후배 야구부들..



Posted by pre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