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닷컴이 7월 31일자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한다. 파란닷컴을 운영하고 있는 KTH는 모바일사업에 주력하고 기존 온라인 포탈 사업인 파란닷컴은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이다. [기사보기]

 

파란닷컴(정확히는 하이텔)과 파란닷컴을 운영하고 있는 KTH는 나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보니.. 파란닷컴의 서비스 종료 소식이 마냥 딴나라 얘기같지는 않다.

 

중학생 시절 PC통신 하이텔을 시작하면서 막연히 "저 회사에 입사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그 생각은 나를 그렇게 움직이게 했다. 그리고 실제로 내 첫 직장은 KTH가 되었다. 그게 벌써 10년 전 일이다.

 

회사 생활을 하는 모든 직장인들 중에 집보다 회사가 좋은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하지만 나에게 첫 직장인 KTH에서의 회사 생활은 집보다 회사가 좋을 정도로 재미있고 즐거웠다.

 

이직의 과정을 통해 KTH를 떠난 후로 파란닷컴과 KTH는 애정과 애증이 교차하는 서비스이자 회사였는데.. 그 서비스가 이제 세상에서 없어진다고 하니 시원한 마음보다 섭섭하고 짠한 느낌이 더 큰 것 같다.

 

내가 PC통신 하이텔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지금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만큼 하이텔은 내 인생의 중요한 방향을 정하게 된 계기이자 시작이 됐던 곳이다.

 

 

지직거리던 기계음을 지나 보이던 파란색 접속 화면, 낯선 사람들과의 밤샘 채팅과 순수했던 느낌의 번개, 플라자에서의 열띤 토론, ANSI 코드를 이용해 동호회 화면도 알록달록하게 꾸미고 정모도 열심히 참여 했던 기억,

 

세상을 만나게 해준 고마운 곳 하이텔, 그 흔적이 남아 있던 파란닷컴, 이젠 접속하고 싶어도 접속할 수 없는 아련한 추억이 되겠구나.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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