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야구 본선 풀리그가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올림픽 시작전 4강에 들어 결선 토너먼트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였던 우리나라 야구 국가대표팀은 네덜란드와의 경기를 남겨두고 6전 전승으로 풀리그 1위를 기록중입니다.

미국과의 첫경기부터 1점차 아슬아슬한 승부를 벌이더니.. 중국과도 승부치기까지가는 접전을 벌였습니다.

그런데 가장 강력한 전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쿠바에게는 그전 경기들과는 다르게 7-4라는 비교적 무난한 스코어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쿠바가 이미 4강을 결정지은 마당에 전력을 다하지 않았을수도 있지만, 아마야구강국으로서의 자존심때문에라도 쉽게 지려고는 하지 않았을텐데.. 우리 대표팀의 전력과 경기력이 최고조에 올라와 있는 것 같습니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풀리그 1위를 기록하며 결선에 올라가게 되니.. 2006년 WBC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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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BC 본선에서 또다시 일본을 이기고 4강행이 결정된 뒤 야구종주국 미국의 마운드에 꽂혀진 태극기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일본을 누르고 미국에서 벌어진 본선에서도 또다시 일본을 누르며 4강에 진출했지만, 어이없는 대회일정때문에 4강에서 또 일본을 만나게 되어 아쉽게 패하게 되었고.. 결국 일본이  WBC 초대 우승국이 되었었죠.

WBC 4강전에서 일본에 패한 것은 실력이었다기 보다는 예선에서 우리에게 두번이나 패한 팀과 또다시 4강전을 벌어야 한다는 것이 어이없고 힘빠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선수들의 전투의지가 꺾였던 것도 있었죠.

이번에도 우리는 숙적 일본과.. 난적 미국 등을 물리치고.. 아마 최강 쿠바까지도 무너트리면서 예선 1위로 4강에 올라가게 되었는데, 4강에 올라가게 된 쿠바, 미국, 일본 중 우리가 실력에서 현격하게 앞선다고 할 수 있는 팀은 한 팀도 없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예선에서 이겼다고 해도 또다시 이길것이다라고 100% 자신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죠.

우리가 예선에서 1위를 했기때문에 예선 4위팀과 경기를 하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실력차이나 메리트가 없는 상황이니 전승으로 4강에 올라 갔다가 어이없이 4강전에서 1패를 당해 3~4위전으로 밀려 난다면 매우 억울 할 것 같습니다.

4위팀이 캐나다나 대만 정도만 됐더라도 1위 프리미엄이 가치가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래서 KBO의 플레이오프 방식이 올림픽 결선에서도 적용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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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에서는 순위에 상관없이 4강에 들어간 팀 모두 2번만 이기면 금메달을 딸 수 있음

 
4위와 3위가 경기를 하여 이긴 팀이 2위와 붙고, 거기서 이긴 팀이 다시 1위와 경기를 하게 된다면.. 예선 1위를 하면 최소한 은메달은 확보해 놓은 상황이 되기 때문이죠. 2위를 하여 3-4위 이긴팀에게 지더라도 동메달을 확보하는 것이 되고요.

물론 KBO의 플레이오프 방식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4위팀이 금메달을 딸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현재 올림픽 야구의 결선 방식에서도 4위팀은 금메달을 딸 수 있습니다. KBO의 플레이오프 방식에서 4위팀이 금메달을 따려면 3번을 이겨야 하지만 올림픽 야구 결선의 방식대로라면 2번만 이기면 되니.. 어쩌면 KBO의 플레이오프 방식이 예선 성적이 좋은 팀에게 좀더 메리트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좀더 높은 순위를 기록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니.. 상대팀을 고를 수 있는 여유나 경기조작은 있을 수도 없겠죠.

사실상 예선 1,2위가 우리나라와 쿠바로 확정된 이상.. 내일 미국과 일본의 경기는.. 3위를 하느냐 4위를 하느냐에 따라 4강에서 만날 팀을 우리나라와 쿠바 중에서 고를 수 있게 된거죠.

아직까지의 인식은 쿠바가 아마 최강이니.. 기를 쓰고 이겨서 3위를 기록한 뒤 쿠바와 붙기보다는.. 4위로 올라가 우리나라와 붙기를 원할 수도 있을 것이고요. 4위로 오르기 위해서는 서로 은근히 지기를 바랄 것도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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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분위기 그대로.. 기필코 금메달 따자!!


내일 네덜란드전의 승패에 상관없이 이미 예선 1위를 확정지은 우리 야구 국가대표팀.. 축구대표팀이 매경기 끝날때마다 경우의 수를 헤아렸던 것에 비하면.. 정말 대단한 활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야구국가대표팀은 과거의 국가대표팀보다.. 선수 선발과정에서 잡음도 많았고 상처도 많았지만.. 그 어느 대표팀보다 강한 정신력과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 vs 일본과의 경기결과에 따라 4강에서 맞붙을 팀이 결정되겠지만.. 미국을 만나게 되든 일본을 만나게 되든.. 예선에서 보여줬던 끈질긴 응집력과 정신력으로 기필코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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