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위험(?)할 수 있는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지난 15일, 한화와 두산의 PO 2차전에서 경기 내용이 고조되면서 의도하지 않았던 데드볼 등으로 인해 양팀 선수단의 몸싸움으로 이어질뻔한 상황이 발생하였는데요. 저는 야구 경기도중 발생하는 빈볼과 선수단 충돌에 대해 도덕적, 윤리적 잣대로 판단하기 보다는 그것 역시 경기 내용 중 일부이고.. 넓은 의미에서는 팬서비스의 범주에 넣어도 무방하지 않을까 하는 입장입니다.

야구는 다른 구기스포츠나 단체스포츠와 비교해 선수간 접촉이 많지 않은 스포츠 중 하나 입니다. 탁구나 테니스, 배구 같은 턴방식의 스포츠와 사격, 양궁같은 개인능력 중심의 스포츠와 비교하기에는 무리이나 농구, 축구같은 단체 구기스포츠와 비교하면 확실히 선수간 접촉이 그다지 많지는 않습니다.  
 
선수간 접촉이 많은 편인 축구에서도.. 요즘은 판정이 많이 엄격해 지긴 했지만.. 간간히 볼 수 있는 반칙성 태클과 거친 플레이, 심판 시야의 사각지대에서 벌어지는 선수간 몸싸움 등이 일정 부분 경기내적인 요소로 인식되어 있지요. 하지만, 선수간에 거의 접촉이 거의 없는 야구는 신사 스포츠, 멘탈 스포츠라고 인식되어 있어서 거친 장면이 때때로는 심하게 비쳐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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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가 아닌 다른 스포츠에서의 선수간 충돌은 그야말로 행패 또는 상해위협으로 간주되어 경찰이 투입된다거나.. 관중석이 술렁이지만.. MLB나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 선수간 그라운드 대치상황때문에 경찰이 투입된 경우는 아마 한번도 없을 겁니다.
 
(호세 방망이 사건 등은 제외... 그렇지만 과거 기록을 찾아보지 않고 한 말이라 자신은 없습니다^^)

요즘 국내 프로축구에서 선수와 선수, 선수와 심판간 충돌이 많은 문제가 되고 있고, 우려섞인 시각들이 많은 것 만 봐도.. 야구에서의 몸싸움, 감정싸움은 어느정도까지는 인정할 수 있는 특수한 경우라는 인식이 무의식중에 들어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야구에서의 빈볼을 일반적인 상황의 보복이나 복수 또는 악감정, 감정적 대응 쯤으로 생각하는 건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 생각되구요. 야구는 선수들의 물리적인 기량도 중요하지만 선수 개개인의 정신적인 무장, 팀의 단합력과 조직력이 그 어느 스포츠보다 중요한 요소이기때문에.. 빈볼을 단순 보복차원으로 생각할께 아니라 일종의 기싸움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그건 비단 한 경기를 이기기 위한 기싸움이 아닌 7~8개월에 걸쳐 100게임 이상을 치르는 대장정을 치르는 동안 한 배를 탄 공동 운명체로서의 내부 결속을 위한 것이기도 하고.. 팀 사기를 끌어올려 다음 경기에 임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빈볼이 이런 의도로만 던져진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개인적인 악감정으로 상대방에게 물리적인 고통과 상해를 입히기 위한 빈볼은 아직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빈볼이 최선의 수단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뻔한 상황에서 대놓고 빈볼을 던지는 것은 내부결속력을 다지고 상대방의 기를 꺾으려는 의도를 퇴색시킵니다. 오히려 상대팀과 보는 이들로 하여금 반발심만 유발하게 하는 역효과를 내고 순간적으로 사적인 감정이 개입될 여지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죠.

사람 마음이.. 두 팀다 응원하는 팀이 아니라면 전력이 열세인 팀으로 조금 더 마음이 기우는게 인지상정인데.. 싸우자는 식의 수준 낮은 빈볼은 실력도 없으면서 비열하기까지 하다는 소리를 듣기에 딱 좋겠죠..

지고 있는 팀과 그 팀을 응원하는 팬에게는 아직 게임이 끝나지 않았으니 정신차리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각성의 의미로... 이기고 있는 팀과 그 팀을 응원하는 팬에게는 이기고 있는 자로서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줄 수 있는 적당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만이.. 야구에서만 볼 수 있는 이벤트적인 성격과 팬서비스 차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의 제목과 내용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가지실 분도 계시겠지만.. 빈볼은 당연하고 인정하자라는 의미보다는.. 야구에서 빈볼과.. 그로 인한 선수간 충돌은 타스포츠의 충돌과는 다른 성격도 있기 때문에 팬서비스라는 측면도 있다라는 의미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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