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최고의 예능프로를 꼽으라면 두말할 나위없이 무한도전을 꼽을 수 있겠는데요. 저 역시 무한도전의 오래된 팬이고 애국가시청률(4%대)을 기록하던 때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보고 있을 만큼 좋아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요 근래 무한도전에 대한 눈에 띄는 기사들이 몇 건 있었습니다. 무한도전에 대한 기사는 시청률이 치솟기 시작하면서 매주 방송에 대한 반응과 평가, 여러가지 분석 등이 넘쳐나면서 이제는 낯설지(?) 않은 일이 되버렸는데.. 얼마전 봤던 '무한도전' 무리한 방송이라는 기사와 어제 올라 온 '무한도전'식 몸개그에 밀려 개그프로 히트코너 실종이라는 기사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궤변(?)을 늘어 놓은 것만 같았습니다.

'무한도전' 무리한 방송이라는 기사에서는 공중파방송의 공영성까지 들먹이며 MBC의 본방송과 녹화방송을 포함, 케이블방송을 통한 재방송까지 주당 115시간 이상 무한도전이 재탕, 삼탕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정작 이 기사를 본 네티즌들은 기사에 참고자료로 들어간 일주일간의 무한도전 재방송표를 보고 '재방송 시간을 몰랐는데 정말 고맙다.', '이제 무한도전의 모든 재방송을 챙겨볼 수 있게 됐다'며 오히려 기자에게 고마워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재방송표만 퍼간 블로그도 꽤 검색되기까지 하니 무한도전을 까려고 기사를 썼을 기자의 표정을 생각하면 웃음만 나옵니다.

그런가하면 어제 올라온 '무한도전'식 몸개그에 밀려 개그프로 히트코너 실종이라는 기사에서는 개그콘서트, 웃찾사, 개그야 등 방송 3사의 스탠딩 개그 프로그램이 마빡이, 사모님, 나몰라패밀리 등의 히트 코너가 없어지면서 시청률면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하면서 은근히 '무한도전'식 몸개그 때문인듯 한 뉘앙스를 풍기며 기사를 마무리하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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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사를 쓴 기자에게 역으로 묻고 싶은 것은.. 그럼 무한도전이 지금보다 더한 막장컨셉과 방송 시작부터 끝까지 몸개그로 채우면서도 4%대의 암울한 시청률을 기록했던 초창기에는 공개 개그프로그램의 스탠딩개그 때문에 전통의 슬랩스틱코미디가 밀리고 있다! 라고 말할 수 있었냐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 무한도전에 대한 높은 관심과 시청률이 비단 몸개그 때문인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또한 무한도전의 몸개그는 과거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데 - 과거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했죠 - 그땐 왜 시청률이 안좋았을까요. 따라서 기자가 말한 스탠딩 개그프로그램의 위축은 '무한도전'식 몸개그와는 그다지 관계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목에 '무한도전'식 몸개그라는 말까지 넣어가며 무한도전과 엮으려 한 것은 제목보고 낚여서 조회수나 올려보려는 얄팍한 계산으로 밖에 안보인다 이겁니다.

몸개그 때문에 무한도전을 본다면 몸개그가 지금보다 더 많았던 과거에는 왜 그렇게 시청률이 낮았을까요. 그때는 정말로 막무가내식 몸개그였다고 한다면 지금은 무한도전 멤버 각자가 6명의 캐릭터 컨셉을 자신이 처한 상황과 각자의 특성에 맞게 잘 소화하면서 서로 물리고 물리는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시트콤같은 성격이라고나 할까요. 몸개그는 그 안에서 발생하는 결과물 정도이지 결코 무한도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아니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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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쳐이미지만 봐도 웃음이 나오고 화면 속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과연 또 나올 수 있을까??



요즘은 '본격 리얼버라이어티 3D프로그램'이라는 자막을 잘 안쓰는 것 같은데, 정말로 무한도전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 정도 큰 줄거리는 정해주겠지만.. 대본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자연스런 말과 행동들 때문에 더욱 몰입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리얼'이라는 단어를 써도 무방한 국내 유일한 코미디 프로그램인 것이죠.
 
무한도전이 끊임없이 화제를 만들어내고 웃음을 주는 이유는 꾸며진 것 같지 않은 자연스러운 상황과 멤버들의 캐릭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산타할아버지가 진짜로 있다고 믿었던 어린 시절에는 겨울만 되면 기다려지고 설레이고, 성탄절 밤에 잠도 못자고 그랬지만.. 그게 꾸며진 것이고 가짜란 것을 알게 되면 기대감은 사라지고 허탈감만 남게 되죠.

코미디나 개그도 그런 것 같습니다. 무한도전 역시 전부 리얼은 아닐 겁니다. 우리가 보고 있는 모든 개그프로, 코미디프로그램이 모두 대본에 의해 짜여진 픽션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무한도전은 방송되는 그 순간만큼은 멤버들의 연기가 아닌 실제상황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자연스러움과 멤버들의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이 무한도전의 인기비결이자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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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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