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대로 일본이 미국을 9-4로 누르고 우리와 결승을 치르게 되었네요.

난생 처음으로 국제대회에서 미국을 응원해 봤건만.. 축구 종주국이며 가장 실력이 좋은 리그를 보유한 잉글랜드가 월드컵에서는 큰 재미를 못보는 것처럼.. 야구 종주국과 야구 강국은 차이가 있나 봅니다. 단기전이라 여러가지 변수들이 있지만요.

암튼 "한일 베이스볼 클래식" 이라고 불려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일본과 집중적으로 경기를 하다보니 이젠 좀 지루하네요. 하지만 2라운드 패배(전략상이었지만..)에 대한 설욕과.. WBC 우승이라는 목표가 있으니 내일 한일전은 그동안 맞붙었던 어느 경기보다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이번 WBC 2회 대회는 강팀들의 초반 탈락을 방지하고자 패자부활제도를 도입했는데,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야구에 대한 재미를 반감시켜 버리기도 했죠.

이미 승패가 기운 상황에서는 다음 경기를 위해 일찌감치 경기를 포기해 큰 점수차 경기가 많았고.. 더욱이 1,2라운드에서 1,2위 순위 결정전이라는 것을 둔 것은 흥행에는 도움이 됐을지 몰라도..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입니다. 연속 2승한 팀이 자동 1위가 되고 패자부활전에서 이긴 팀이 자동으로 2위가 되게 했으면 될텐데 말이죠.

덕분에 이번 대회 총 입장관중이 벌써 1회 대회를 넘어섰다고 하여 흥행과 수입면에서는 주최측의 의도가 그대로 실현된 듯 합니다.

입장수입에서 큰 역할을 한 것은 우리와 일본이 그동안 4차례나 맞붙었던 것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마지막 결승전에서까지 맞붙어야 한다니.. 4일 동안 초밥만 먹었는데 또다시 초밥을 먹게된 것 같은 느낌이네요.

요즘 방송되고 있는 CF중에 마치 이런 상황을 미리 예상이라도 한 듯,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CF가 있어 올려 봅니다.



내일은 한일전 승리로 이끌어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WBC 우승까지 거머쥐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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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삼성라이온즈와 롯데자이언츠는 선수단의 모자를 패션 모자 브랜드인 '뉴에라'의 모자를 사용했는데요.

뉴에라모자는 기존 야구용품 제조사에서 만든 모자에 비해 모자챙이 짧고 둥글며.. 앞뒤짱구가 많은 서양인 두상에 맞춘 스타일이라 모자가 전체적으로 둥글둥글한 편이죠.

뉴에라모자 자체가 힙합패션 아이템으로 많이 사용되다보니.. 요즘에는 일반인들 중에서도 MLB 모자가 아닌 뉴에라에서 나온 KBO 모자를 쓰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더군요.

이번 준PO(준플레이오프), PO(플레이오프)를 보니 뉴에라 모자를 사용하는 삼성의 안지만선수가 모자챙을 일자로 펴고 약간 삐딱하게 쓰고 나와 '힙지만(힙합 지만)'이라고 불리더군요. 게다가 껌까지 질겅질겅 씹는 모습이 지금까지 프로야구에서 보아온 선수들 중 가장 개성있고 인상적인 모습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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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자챙을 일자로 펴서 삐딱하게 쓰고 있는 삼성라이온스의 '힙지만(힙합 지만)'



우리나라처럼 선후배간 규율이 엄격한 야구환경에서 튀는 복장과 행동은 무언 중에 금기시 되었던 것이 사실인데.. 머리를 염색한다거나 귀걸이를 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나이 어린 선수가 모자챙을 일자로 펴서 삐딱하게 쓰고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공을 던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죠.

이런 안지만선수의 모습이 보기 흉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저는 안지만같은 선수가 많아져야 한다고 봅니다.

프로야구도 따지고 보면.. 쇼나 공연과 마찬가지로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주는 것이 목적이죠. 야구감독과 선수들은 그 공연의 연출자, 연기자와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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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現 프로야구 최고의 캐릭터 한화이글스 김태균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선수라면 던지고 치고 달리는 야구 자체의 플레이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관중들에게 야구라는 공연을 보여주는 프로야구선수라면 선수 개개인의 캐릭터 역시 야구의 재미요소 중 하나로 훌륭한 볼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프로야구 선수들은 경기 중 리액션이나.. 외모를 가꾸는 것을 굉장히 자제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프로선수지만 자기 캐릭터를 발전시키는데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운동선수이기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기력이겠죠. 하지만 야구응원 캐릭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낸 "턱돌이"만 보더라도.. 어디까지가 역할에 맞는 본연의 임무이고 모습인지 단정짓기란 어렵습니다.

마찬가지로 야구선수이기 때문에 야구만 열심히 한다는 것은.. 야구라는 상품을 팔고 있는 프로야구의 세계에서 너무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국내 프로야구선수 중에는 정수근이나 홍성흔처럼 경기중 리액션도 많고 톡톡 튀는 개성을 발산하는 선수들이 더러 있으며.. 이는 팬들에게 야구 이외의 새로운 이야기거리를 제공해 줍니다.

미국와 일본의 경우는 우리나라보다는 좀더 자유분방하고 개방적이죠. 일본 야구계의 기인으로 수많은 이슈를 뿌리고 다녔던 신조 츠요시 선수만 보더라도 프로야구 선수 한사람의 독특한 캐릭터가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은 실로 무궁무진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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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이더맨 복장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일본의 신조 츠요시



아무튼 이번 PO에서 삼성 불펜진의 핵으로 활약하고 있는 '힙지만' 안지만선수의 힙합 스타일로 인해 PO를 관람하는 재미가 하나 더 늘어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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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만,중국,일본 등 4개국 프로야구 우승팀(중국은 올스타팀)들이 아시아 최고의 프로팀 자리를 놓고 겨룬 2007 코나미컵에서 예선전 3전 전승으로 결승에 진출한 SK가 아쉽게 주니치에 5:6으로 패해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네요.
 
주니치와의 상대전적은 1승 1패였습니다만 대회 진행방식상 준우승이라 더욱 아쉽습니다.

비록 아쉽게 우승은 놓쳤지만.. 주니치와 실력차이 없는 대등한 경기를 보여주었고.. 투지는 주니치선수들보다 앞섰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코나미컵 대회를 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한국과 일본 야구를 얘기할 때 늘 따라다니던 "수준 차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이며.. 어느 정도일까였습니다.

아시아 야구를 얘기할 때 한국은 늘 일본 다음으로 분류되었으며.. 우리 스스로도 그것을 어느정도 인정하였습니다.  1936년 7개팀으로 처음 시작된 일본 프로야구는 우리나라보다 40년이상 앞서 시작한 만큼.. 선수층의 규모나 경기 운영능력 등에서 우리보다 수준이 높은 리그였습니다만.. 최근 3년간의 국제대회 성적을 놓고 보면.. 야구 실력면에서 수준차이를 찾기란 힘들어 보입니다.


<2006~2007년까지 청소년 경기 포함 야구 한일전 승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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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2년간 야구 한일전 8전 4승 4패 (청소년 포함)



야구는 결과만큼이나 과정이 중요한 스포츠라서.. 단순히 결과만 놓고 경기력의 수준을 따지기엔 부족함이 있습니다만.. 2006~2007년 벌어진 야구 한일전에서의 승패는 8전 4승 4패로 우열을 가리기 힘듭니다.

흔히들 얘기하는  "수준 차이"는 곧 "실력 차이"로 바꿔 말할 수 있는데.. 실력 차이라는 것은 선수들의 훈련량, 타격기술, 투수의 수준, 기본기와 경기센스 등의 차이를 말하는 것입니다. 거기다 체력과 체격조건도 실력을 나누는 조건이 될 수 있고요..

북중미 선수들과 동양계 선수들은 일단 체격조건과 체력에서 차이가 나지만.. 같은 동양계인 한국과 일본선수들은 일단 체격조건에 의한 수준 차이는 없다고 봤을 때..(힘에서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앞선다고도 볼 수 있죠.) 그동안 한국 야구와 일본 야구사이에 존재했던 실력의 차이가 최근엔 많이 좁혀져서 대등한 수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히려 WBC나 이번 코나미컵에서 보여준 우리나라 선수들의 투지나 집중력은 일본보다 우세했다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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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실력이 대동소이하다고 봤을 때 경기의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스타일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수준 차이가 수직적인 관계를 나타낸다면.. 스타일의 차이는 수평적인 관계를 나타내죠.

결국, 앞으로는 상대팀의 스타일을 얼마만큼이나 분석하고 연구하여 이길 수 있는 필승전략을 짜느냐가 관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코나미컵에서도 투수, 주루, 수비 코치가 모두 일본코치들로 구성된 SK와이번스가 일본야구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연구를 통해 공수에서 일본 야구 스타일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하여 그 가능성을 봤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처럼 일본 투수들의 유인구와 볼배합에 어이없게 삼진 당하는 모습도 쉽게 찾아 볼 수 없었으며.. 섬세하고 집요한 일본 타자들에 대한 SK 투수들의 대응도 비교적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한일 양국의 야구 수준은.. 실력에 의한 상하관계가 아닌 서로 다른 야구스타일을 구사하는 것이 차이점이 될 정도로 실력차이는 없어졌다고 생각되며.. 굳이 수준차이를 찾으라면.. 국가대표급 선수단을 우리보다 2~3팀은 더 만들 수 있는 선수층과 야구 인기, 경기장 등 인프라의 차이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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