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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03 SK 우승, KT 야구단 창단 자극될까? 10

골든글러브 시상식과 코나미컵이 남아 있긴 하지만 SK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끝으로 올시즌 한국 프로야구의 중요한 일정은 모두 소화가 됐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2008년 우리 프로야구는 11년만에 400만 관중을 돌파한 2007년에 이어 13년만에 5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대흥행을 기록했습니다.

게다가 9전 전승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하는 쾌거도 이루었지요. 8년만에 가을야구의 꿈을 이룬 롯데자이언츠의 돌풍으로 사직야구장은 수많은 매진 사례를 기록하였고, 턱돌이의 인기와 연예인 시구 릴레이, 개성있는 응원열기 등 다양한 볼거리와 이야기거리를 남긴 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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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KS 우승 차지한 SK와이번스





■ 500만 관중 뒤의 시한폭탄

그러나 2008년의 시작은 이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아니었죠. 해체된 현대 유니콘스 야구단의 인수가 난항을 겪으면서 7개 구단 체제에 대한 우려도 높았으며.. 선수단의 몸값거품과 비용효율화를 통해 적자에 허덕이는 프로야구단의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야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슈는 단연, 해체된 현대 유니콘스 선수단의 행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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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가 구단 네이밍 마케팅이라는 다소 생소하지만 실험적인 카드를 선보이며 우리담배의 스폰을 받아 '우리 히어로즈'를 탄생시켰고, 8개 구단 체제의 프로야구가 유지될 수 있었죠.

하지만 우리담배와 센테니얼과의 관계에 잡음이 생기면서 시즌 도중 팀이름에서 '우리'라는 이름이 빠지게 되었고, 결국 구단 네이밍 마케팅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는 시도에 의미를 두는 것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구단 네이밍 마케팅이 완벽한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박노준 단장이 중도 하차하는 등 시즌내내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았던 히어로즈 프로야구단의 운영문제는 아직도 완벽한 해결점을 찾지 못한 미해결과제로 남아 있으며 언제 어떤 이슈가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인 샘입니다.




■ 현대유니콘스 인수에 관심있던 기업들

여기서 작년 현대 유니콘스의 인수 기업으로 거론되었던 기업들에 대해 다시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장 적극적이고 의욕적인 인수의사를 보였던 STX의 경우.. 내부 임원의 기밀문서 유출 사건이 터지면서 최종 결정 직전에 인수가 백지화 되었고.. 한참 인수 얘기가 나오던 2007년 말 주당 15만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1년이 지난 현재 그때의 1/7수준인 19,500원대로 대폭락하여.. 사실상 재논의가 불가능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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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올초 가장 유력한 인수기업으로 떠올랐던 KT의 경우 항간에서는 유니폼 디자인 시안까지 나왔다는 얘기가 흘러 나왔을 정도로 야구단 창단이 기정사실화 되었지만 이사회의 최종 승인을 얻지 못하고 결국 없던 일이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불경기로 인해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작년에 비해 반토막 나버린 지금, 야구단 창단에 뛰어들 수 있는 기업을 찾기란 더더욱 어려워 보입니다.

작년에 거론된 기업들 중 자금력과 규모면에서 최적이었던 KT의 경우 보수적인 기업 분위기 때문에라도 야구단 창단을 재논의 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 통신업계 라이벌 SK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KT 자극할 수 있을까?

그러나 통신업계의 라이벌인 SK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이 KT를 조금이라도 자극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우선 유무선 통신시장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SK와 KT 두 기업은 실적과 분위기에서 작년과 올해가 뒤바뀐 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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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경우 작년 초 SHOW라는 신규 3G브랜드를 런칭하며 먼저 화상통신시대를 열었고.. SK보다 더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으로 3G시장 선점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화상통화 중심의 3G서비스가 사용상의 불편함과 비싼 통화료 등의 이유로 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 반이 지났지만 월 1회라도 이용하는 고객비율이 전체의 20% 수준일 정도로 확산속도가 더딘게 사실입니다.

이로 인해 최근 KT는 3G서비스 전략의 초점을 화상통화보다는 무선데이터서비스 쪽으로 선회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반면 SK는 초고속인터넷 2위 사업자인 하나로텔레콤(시장점유율 24%)을 인수해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44%를 점유하고 있는 1위 사업자 KT를 뒤를 쫓고 있으며, 하나로텔레콤(現 SK브로드밴드)의 하나TV(現 브로드앤TV)와 초고속인터넷 하나포스 등을 SKT의 이동통신 상품과 결합한 결합상품을 내세워 통신시장에서 KT와의 전면적인 경쟁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IPTV시장에서는 하나TV가 KT의 메가TV보다 다소 높은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구요.

또한 베이징 올림픽에서 SKT의 후원을 받은 박태환선수(수영)의 활약으로 인해 SKT의 통신 관련 상품들에 대한 이미지 상승과 실적이 호조를 이루면서 13년만에 500만 관중을 돌파하고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쥐며 전국민적인 인기스포츠를 재확인한 프로야구에서 SK와이번스가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우승했다는 것은.. 주요 사업영역과 마케팅 부분에서 SK와 충돌할 수 밖에 없는 KT를 자극하여 야구단 창단 논의가 다시 거론될 수 있도록 충분한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서울 목동을 연고지로 가지고 있다는 점도 야구단 창단을 재고해 볼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라 생각합니다.

프로야구단 운영이 기업에 미치는 마케팅 효과를 정량적인 수치로 환산하기는 힘들지만, 인천을 연고로하고 있는 SK와 달리 서울 프리미엄 효과를 얻을 수 있고, 2010년 초 완공되는 고척 하프돔을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기 때문입니다.

SK의 광고 카피인 '생각대로'처럼 야구단 창단도 야구팬의 생각대로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1982년 프로야구의 탄생 이후 최절정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 프로야구가 하루라도 빨리 불안한 8개구단 체제를 끝내고 완전한 모습을 갖추어 좀더 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바라며, KBO는 현재 우리 프로야구의 모습에 안주하지말고 가능성 있는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야구단 창단 협상을 진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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