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NC다이노스의 퓨처스리그 경기를 TV중계로 보다보니 아직 한국 프로야구의 인기가 최고의 정점을 찍진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말인즉슨, 최근 2~3년간 프로야구 출범 이래 최고의 흥행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게 끝이 아닌 더 큰 흥행이 가능하리라는 생각때문이다.

 

퓨처스리그임에도 불구하고 야구장을 가득 메운 창원시 야구팬들

 

 

한국프로야구는 한때 해체된 현대유니콘스를 인수할 기업이 없어 자칫 7개 구단의 절름발이 운영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WBC의 선전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금메달을 획득으로 전국민적인 인기스포츠, 여가 활동으로 자리잡았다.

 

30대~40대 남성 중심이었던 관중 분포도 10대~50대까지 확장되었으며, 특히 여성 관중의 증가, 가족 단위 관중의 증가가 앞으로 한국 프로야구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한다. 응원하는 구단과 선수에 대한 팬덤이 어느 스포츠보다도 두터워 응원하는 구단을 쉽게 바꿀 수 없는 특성때문에 부모세대가 응원하는 팀은 세대를 거쳐 대물림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긍정적인 부분은 과거엔 스포츠스타를 운동선수로서 경기력적인 측면에서 경외시하던 분위기였다면, 현재 프로야구 스타에 대한 팬들의 인식은 대중스타와 아이돌을 대하는 태도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야구가 규칙이 복잡하고 관중석 분위기도 터프하여 관객층의 확대를 막는 일종의 장벽으로 여겨졌던 과거와 달리, 극장이나 놀이공원 가듯 야구장을 찾게 만드는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

 

2011년 전체 프로야구 관중에서 여성관중의 비율은 40%에 달했다고 한다.

 

이렇듯, 프로야구는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지만, 사실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10구단 창단, 돔구장 확보, 넥센의 안정적 자립 등)

무엇보다 프로야구의 인기를 1군 리그에서만 국한시키지 말고 퓨처스 리그(2군 리그)까지 확대시킬 수 있다면, 프로야구의 인기는 역사상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생각된다.

 

지방구장(광주, 대구, 대전)의 현대화를 조속이 앞당기고, 관중 동원 능력과 인프라를 갖춘 야구 소외 도시(전주, 춘천, 군산, 포항, 고양, 안산, 성남, 청주, 제주 등)에서 퓨처스 리그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프로야구의 저변을 2군 리그까지 넓히는 것이다. 매일 경기는 아니더라도, 주말 2연전만 꾸준히 진행해줘도 꽤 지속적인 관중 입장도 가능할 것 같다.

여기에 고양원더스와 같은 독립구단과 주말리그만 참여하는 자립형 실업팀도 더 생겨나면 프로야구의 선수depth도 한층 두터워 질 것이다. 프로로 진출할 수 있는 루트도 더욱 다양해지고, 프로로 진출하지 못한 선수들의 사회진출도 한결 여유가 생겨, 이는 아마추어 야구를 활성화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최종적으로 그려보는 한국프로야구의 미래상...


1군리그 10팀 (=미 메이져리그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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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15~20팀 (=미 마이너리그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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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독립리그 20~30팀 (=미 루키리그 유사)

과연 상상으로만 그칠지 앞으로의 프로야구가 더욱 기대된다.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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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들어서도 무한도전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기계체조편에 이어 정준하 매니저 최종훈과 하하 어머니를 찾아갔던 지난 주 방송분도 많은 이야기거리를 남기며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주었는데요.

최근들어 이런 무한도전의 인기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는 안좋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 글씁니다.

주변에서는 소재고갈이니 하하의 군입대로 6명의 틀이 깨진다느니 하지만 제가 보기에 무한도전의 소재는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며 6명의 캐릭터성이 확고하게 굳어진 이상 하하의 군입대도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들이 출연하는 다른 오락프로그램에까지도 무한도전 속 코너같은 느낌이 든다는 건 그만큼 그들의 캐릭터가 너무나도 확고하게 각인됐다는 뜻이니까요.

 무한도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면 그럼 무엇이 문제일까? 그건 다름아닌 무한도전을 바라보는 일부 시청자들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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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느낀 일부 무한도전 시청자들의 특징은 무한도전 멤버들을 심하게 우상화하고 아이돌화한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평균 이하들의 하찮은 경쟁과 그속에서 살아남으려는 치열한 삶을 보여주기 위해 자연스레 1인자, 2인자와 같은 서열과 편가르기가 생겼고 이는 무한도전의 중심축이 되는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데.. 일부 시청자들에 의해 멤버 개개인이 아이돌화, 우상화되면서 서열과 편가르기의 본래 취지가 흐려지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돌화, 우상화, 아이돌스타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H.O.T나 동방신기, 슈퍼주니어와 같은 남자 댄스그룹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똑같은 색깔의 옷을 맞춰입고 풍선을 흔드는 소녀팬들의 모습도 떠오를겁니다.

이들의 열광적인 모습은 때론 너무 지나쳐 광기가 되기도 하는데.. 열광이 광기로 변하는 순간 여러가지 안좋은 부작용이 발생하게 되죠.

자신들의 '오빠'에게 눈빛을 던졌다는 오해를 받는 여자연예인의 미니홈피는 수많은 악플로 도배가 되고 멤버간의 상호비방도 생기기 시작합니다. 현실과 방송을 구분하지 못하여 스토킹 증세도 보이게 되고 심지어 '오빠'들의 비도덕적인 행동까지도 합리화하려 하는 것이 아이돌스타를 따르던 일부 소녀팬들의 그릇된 모습이었습니다.

최근 무한도전를 향한 일부 시청자들의 과도한 사랑은 아이돌스타들을 향한 소녀팬들의 광기섞인 우상화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관심의 초점이 무한도전이라는 큰 틀을 벗어나 멤버 개개인에 집중되면서 무한도전내의 좋아하는 스타의 팬들끼리 뭉쳐져 서로 의견이 대립되고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한도전이 캐릭터버라이어티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키며 이토록 많은 인기를 받을 수 있었던데에는 선과 악의 대립구조와 천적구조, 멤버간 이기주의,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불손함과 상호비방, 편가르기 같은 네거티브한 요소들이 큰 역할을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과거에는 이런 네거티브한 요소들이 평균이하 못난이들의 도토리 키재기쯤으로 생각되어 그 자체가 웃음의 소재였지만.. 지금은 마치 정말로 그런 성격을 가진 사람이나 진짜 그런 상황인 것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겁니다. 또한 특정 멤버에 대한 지나친 사랑은 다른 멤버에 대해 배타적인 자세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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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의 매력은 끈끈한 우정과 팀웍

또 현실과 방송에 대한 경계가 모호해져 극중 성격과 컨셉이 실제 그 사람의 본 모습인 것으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무한도전이 아무리 리얼버라리어티라고는 하지만 극중 모습이 100%실제 모습은 아닐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오락프로그램에 비해 작위적인 느낌이 많이 나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김태호PD가 멤버들의 특징과 성향에 맞는 캐릭터를 잘 부각시켜줬고 멤버들 역시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잘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무한도전 멤버 중 특별히 좋아하는 멤버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한쪽으로 기울어진 지나친 사랑은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하고 다른 멤버를 향한 불만만 양산합니다.

무한도전이 주는 매력과 인기비결은 멤버 개개인의 개인기와 뛰어난 능력때문이라기보다는 물고 물리는 얽힌 관계속에서 부족한 부분을 서로가 메꿔주고 보완해주는 잘 맞물린 톱니바퀴 같은 팀웍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무한도전 시청자들의 비이성적인 리액션은 무한도전팀의 뛰어난 팀웍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좋은 프로그램이 오랫동안 시청자곁에 머무르기 위해서는 출연자들 사이의 팀웍도 중요하지만 프로그램과 시청자 사이의 팀웍도 중요합니다.

지금 무한도전의 인기가 어느 한순간 한명의 대스타와 막대한 제작비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닌 만큼 찌라시의 은근한 까임성 기사에도 꿋꿋히 버텨왔던 것처럼 무한도전을 향한 지나친 사랑이 무한도전의 팀웍을 깨트리는 일 없이 오랫동안 건전하고 유쾌한 웃음을 주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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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트는 콩트일 뿐 오해하지말자~!'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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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클럽’ 중심으로 본 예능프로의 변화

최근 시청률 30%를 넘긴 무한도전이 1박2일, 라인업 등의 끊임없는 '무한'도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주말연속극이나 일일드라마처럼 거의 모든 연령층에 어필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닌 예능오락프로그램이 시청률 30%를 넘는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과거에도 여러 예능프로그램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시청률 30%를 넘겼던 적이 있었는데, 위의 기사에서는 2000년 서세원쇼와 2003년 개그콘서트를 예로 들고 있다.

위의 기사는 시청률 30%라는 상징적인 숫자를 기록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그 당시의 시대상이나 사회적 분위기, 웃음의 코드, 트렌드 등을 분석하는데 치중하고 있지만.. 똑같은 30%대의 시청률이라고 하더라고 과거와 지금은 엄청한 차이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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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바로 본방송이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서 방송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과거에 비해 현격하게 개선되고 다양해진 상황에서의 30%대 시청률이라는 점이다.

알다시피 공중파 본방송을 보기 위해서 시청자는 자신의 시간과 공간이라는 두가지 조건을 양보해야 한다.

방송되는 시간에 TV가 있는 장소에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하며.. 시청자는 방송을 보는 것이 아닌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할 수도 있는 자신의 시간과 공간이라는 개인적인 리소스를 방송을 보기 위해 투자해야 한다. 이는 기회비용의 손실로도 말할 수 있는데.. 과거에는 여러 기술적인 이유로 시청자의 선택범위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서세원쇼가 많은 인기를 끌었던 2000년엔 지금처럼 케이블TV를 통한 재방송도 많지 않았으며.. 동영상 압축기술과 스트리밍을 위한 미디어서버와 코덱 등도 지금과는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다.

동영상파일 자체가 엄청난 용량을 차지했으며 공유사이트를 통한 파일공유 개념은 생각하지도 못할 정도여서 그야말로 본방송을 시청하지 않으면 방송을 볼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전무했을 시기다.

하지만 지금은 굳이 내 시간을 소비해가며 본방송을 보지 않더라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시청이 가능하다.

DMB폰과 DMB내비게이션 등을 통해 공간상의 제약이 해결되었으며.. 본방송이 끝나고 1시간정도면 공유사이트를 중심으로 동영상파일이 유통된다. 또한 방송사 홈페이지의 다시보기, 케이블TV의 재방송 등이 시간상의 제약을 해결해 주고 있다. 심지어 PMP같은 휴대형 멀티미디어기기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 신경쓰지 않아도 될 정도이다. 본방송을 시청하기 위해 시청자가 자신의 소중한 시간과 공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충분히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얼마든지 시청이 가능하단 얘기다.

더군다나 무한도전의 본방송시간인 토요일 저녁 6시 30분은 가족이나 연인, 친구 등과 약속이 잡힐 가능성이 가장 큰 주말 피크시간대이며.. 화요일 밤 11시에 방송됐던 서세원쇼나 일요일 저녁 9시에 방송됐던 개그콘서트에 비해 시청률면에서 최악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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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열거한 여러 기술적 진화와 다양한 휴대멀티미디어기기의 등장으로 공중파 방송의 전체적인 시청률과 위상이 과거에 비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몇개월간 꾸준히 20%대 중반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10%대의 시청률만 나와도 인기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무한도전의 시청률은 갈수록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댄스스포츠편의 인기라던가.. 비슷한 포맷의 오락프로그램의 등장, 무한도전 달력의 조기 매진사태, 무한도전 지식테스트 등의 유행만 봐도 무한도전의 시청률 30%가 과거의 시청률 30%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숫자이며..  단순히 30%라는 숫자적인 의미의 인기가 아니라 전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키는 파급력 높은 문화현상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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