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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28 공모전 이력, 화려하지만 위험할 수 있는 이력... 6

삽질정신, 스물다섯 빡신 걸(Girl)의 공모전 무한 도전기

마루님의 디자인로그를 보다보니.. 공모전 23관왕이라는 정말 대단한 수상경력을 가진 한 여성분의 이야기가 있더군요.

공모전 23관왕, 같은 해에 제일기획-LG애드 공모전 대상 수상 등 화려한 이력을 가진 박신영씨의 이야기인데요. 요즘처럼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 어학점수 없이 지방대출신으로..  제일기획이라는 굴지의 광고회사에 입사했다고 합니다.

저 정도의 경력과 실력이라면 제일기획이 아니라도 어디서든 데려가려고 했을 것 같습니다.

박신영씨 정도의 이력은 아니지만.. 저 역시 공모전 수상경력이 8번 정도 됩니다. 저도 박신영씨와 마찬가지로.. 어학연수 경험도 없고.. 어학점수 역시 회사를 들어가기엔 창피할 정도였죠. 대학간판 역시 별볼일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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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3학년 시절.. 동기들이 어학연수나 대학원 등을 준비할 때, 저는 무조건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실무경험을 쌓고자 많은 프로젝트와 공모전, 콘테스트 등에 참가하였고.. 꽤 높은 수준의 수상경력도 얻게 되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박신영씨처럼 광고나 디자인쪽은 아니지만 실무 경험과 창의력이 높이 요구되는 분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공모전에서의 수상경력이 나를 가장 잘 어필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땐 어학점수도 형편없고 대학간판도 별볼일 없는 놈을 누가 뽑아 줄지 저 역시도 막막했으니까요.

일이 잘 풀려서인지.. 저는 대학 4학년의 신분으로 첫 직장에 들어갈 수 있었고.. 두번의 이직을 거쳐 현재 직장생활 6년차의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대학 동기들 중에서는 가장 빠른 연차에.. 직급도 높은 편이고.. 하고 있는 일 역시 나름 만족하고 있습니다.

저는 저의 이런 판단과 공모전 수상의 이력을 제 스스로도 나쁘지 않은 길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3년 전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 들어오면서 그런 생각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3년 전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면접을 보던 중이었는데.. 대표이사님을 만나는 최종면접에서.. 저의 이력서와 공모전 수상경력을 보시던 대표이사님이 대뜸 '혼자 일하는 스타일인가?'라고 물어보시는 겁니다.

..." 혼자 일하는 스타일인가? "


제가 나갔던 공모전이 모두 팀이 아닌 개인자격으로 나갔던 것을 보시고.. 혼자 일하는 스타일이냐고 물어보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질문을 받고는 정말 머리속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공모전에 대한 내용, 어떻게 이렇게 많이 수상을 했냐 등등의 질문만 받았지.. 혼자 일하는 스타일이냐는 질문은 처음이었으니까요.

그 순간, 회사에서 타 부서, 다른 동료들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의견조율 등에서 미숙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고.. 그 부분이 의심되어 물어보시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뭐라고 답변했는지는 잘 생각은 안나지만.. 최종면접에서 합격하여 현재까지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대표이사님이 원하시는 답변을 한 것 같긴 합니다.

아직도 그때의 질문이 머리속을 떠나질 않으며 가끔은 생각이 납니다.
 
일을 진행하다보면 답답하거나 그냥 내가 처리해 버렸으면 좋겠다 싶은 순간이 있는데 그럴때마다 그때 그 질문을 머리속에 떠올리게 되고.. 내가 다른 사람, 다른 부서와 잘 협의하고 있는지.. 독단으로 판단하려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게 되기 때문에 저를 뒤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많은 공모전 수상이 분명 화려하고 능력있어 보이긴 합니다만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않고 자기계발을 통해 꾸준히 자신을 발전시켜 나간다면 공모전 23관왕의 박신영씨는 분명 좋은 인재로 성공하시리라 생각됩니다.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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