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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01 김현수의 마지막 타석, 이승엽이 오버랩 되다. 3

2008 한국시리즈가 SK의 2년 연속 우승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회사일이 바빠 한경기도 처음부터 끝까지 보질 못하고 중간중간 끊어서 봤네요.

하지만 시리즈 전적과 스코어, 각종 기록 등으로만 봐도 두산이 정말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패한 것 같아 두산선수들이나 팬들은 매우 아쉬울 것 같네요. 게다가 원정에서 1승 1패 후 홈에서 3패라니... 뒤끝이 가히 게운하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매 경기마다 팽팽한 점수 스코어를 기록하긴 했지만, 시리즈 내내 답답하리만큼 침묵을 지킨 두산 중심타선의 슬럼프가 시리즈를 허무하게 끝나버리게 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4차전이나 5차전을 승리하여 시리즈를 6차전 이상으로 끌고 갔다면 두산의 기적같은 역전 우승도 바라 볼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이번 2008 한국시리즈에서는 잘한 선수보다 부진한 선수가 더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바로 아마때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신고선수로 프로에 입단해 이제 20살의 나이로 올시즌 타격 3관왕을 거머진 김현수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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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내내 불방망이를 뽐냈고.. MVP후보로 거론되며..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통해 한단계 성숙했을 것이라 믿었던 김현수의 슬럼프가 하필이면 한국시리즈 기간이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4차전 마지막 타석에서 병살타, 그리고 오늘 벌어진 5차전.. 운명의 장난처럼 또다시 절체절명의 순간에 그에게 기회가 주어졌죠.
 
그의 이번 시리즈 타율은 0.500가 아닌 0.050...

9회말 1아웃, 주자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선수 위로 이승엽선수의 모습이 오버랩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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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지겹게 그를 괴롭히던 슬럼프를 일본전 투런포로 날려버리고 결승전에서도 선제 솔로홈런을 쳤던 이승엽.. 일본전에서 홈런을 친 뒤에는 그동안의 맘고생한 설움이 복받쳐 인터뷰 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죠.

일본전 홈런이 있기전 이승엽선수가 "어떻게 하면 안타를 칠 수 있냐"고 물어봤다는 선수가 바로 김현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김현수선수가 베이징의 이승엽선수와 같은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것이죠.

베이징의 이승엽처럼 김현수선수도 극적인 안타로 그간의 부진을 털어버릴 수 있을지 매우 긴장되었습니다.

하지만 베이징의 이승엽과 같은 환희와 영광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약관(弱冠)의 나이에 타격 3관왕에 오른 김현수는 상대팀 선수들의 우승 환호성을 들으며 펑펑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팀의 모든 선수들이 그토록 바라더 우승이 자신의 부진이 결정적인 원인이 되어 멀리 날아갔다는 생각이 한동안은 머리속을 떠나질 않을 겁니다. 그러나 쓰디쓴 패배의 아픔이 달콤한 승리의 기쁨보다 더 김현수선수를 더욱 성숙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현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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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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