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1988년 등번호 27번 김봉연

 

해태(기아)타이거즈에서 처음으로 등번호 27번을 사용했던 선수는 현재 국제대학교 체육학과 교수인 김봉연교수다. 선수 시절 김봉연은 골프를 연상시키는 어퍼스윙으로 프로야구 출범 원년인 1982년 홈런 22개를 기록하며 홈런왕을 차지했다.

 

김준환-김봉연-김성한으로 이어지는 타선은 일명 "KKK"포로 불리우며 1980년대 해태타이거즈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김봉연선수에게 영광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83년 전반기를 마치고 맞이한 꿀맛같은 휴식일. 친구의 초대로 여수를 방문하던 중 그만 교통사고를 당하고 만다. 뒷좌석에 타고 있던 친구의 부인이 사망할 만큼 큰 교통사고였는데, 조수석에 타고 있던 김봉연선수는 다행히 목숨만은 건졌으나 안면부위를 크게 다쳐 5시간 동안 무려 300바늘 이상 꼬메는 대수술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뼈가 부러지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초인적인 의지로 사고 44일만에 경기에 출전하였고, 그 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후 김봉연선수는 얼굴에 난 수술자국을 감추기 위해 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다.

 

등번호 27번은 김봉연교수가 야구를 처음 시작했던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달았던 번호로 평소 매우 애착을 가졌던 번호였다. 그는 은퇴 후 자신의 번호를 연세대 후배인 故 이호성선수에게 물려 주었다.

 

 

 

 

 

 

 

1990년~2001년 등번호 27번 故 이호성

 

1988년을 끝으로 은퇴한 김봉연 선수에 이어 타이거즈의 27번을 물려받은 선수는 故 이호성 선수이다. 해태시절 4번의 우승을 이끌며 해태타이거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주역 중 하나였으나, 은퇴 후 계속 된 사업실패와 사기, 채무에 시달리다 2008년 내연녀와 그녀의 딸 등을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되어 수배를 받던 중 한강에서 익사체로 발견되었다.

 

 사진 생략

 

 

 

 

 

 

2002년~2007년, 2009년 등번호 27번 강철민

 

타이거즈의 27번은 이호성선수 후 처음으로 타자가 아닌 투수에게 부여되었다. 고교시설 조용준과 함께 활약했던 강철민이 그 주인이다. 한양대 재학시절 최우수선수와 MVP를 수상하고 방콕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으로 선발되어 금메달을 획득하며 병역까지 해결했던 강철민은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금액인 계약금 5억원에 고졸우선지명을 받았던 타이거즈에 입단했다.

 

그러나 잦은 부상과 수술로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2009년 LG의 김상현, 박기남과 2:1로 트레이드 되고 만다. LG에서도 어깨통증이 재발되어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해 "사이버 투수"라는 별명이 생겼을 정도... 그 후 LG에서 방출된 뒤 2012년 테스트를 거쳐 한화이글스에 입단했지만 올해 6월 한화에서도 방출되고 말았다. 화려했던 아마추어시절과 달리 어깨수술과 통증으로 프로에서는 빛을 보지 못한 비운의 투수이다.

 

 

 

 

 

 

 

2008년 등번호 27번 호세리마

 

강철민에 이어 27번의 등번호를 사용한 타이거즈 선수는 우스꽝스럽고 익살스런 쇼맨쉽으로 유명한 "리마타임" 호세 리마이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데뷔하여 휴스턴, LA, 캔자스시티 등에서 활약하며 메이저리그 통산 89승을 거둔 유명 투수였다. 2008년 5월 기아타이거즈의 용병투수로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 데뷔한 리마는 7월까지 단 2개월 정도  뛰었을뿐이지만, 화려한 이력만큼이나 많은 화제를 몰고 다니던 스타였다.

 

기아타이거즈 방출 이후 미국 독립리그 등에서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갔으나, 2010년 5월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급사하여 그를 기억하는 국내 팬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2009년~2013년 등번호 27번 김상현

 

호세리마 이후 타이거즈의 27번을 받은 선수는 김상현선수다. 2000년 해태타이거즈에 입단했으나 2002년 LG트윈스로 트레이드되었다. "2군 베리본즈"라는 별명이 말해 줄 정도로 장타력과 정확성, 힘은 인정받았으나 1군에서는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2009년 FA자격으로 LG로 이적한 정성훈과 포지션이 겹치면서 박기남과 함께 기아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되었다. (공교롭게도 해태에서 LG로 트레이드 될 당시에도 정성훈과 포지션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2009년 자신이 입단했던 친정팀 타이거즈로 다시 돌아온 김상현은 2009년 4월 26일 열린 삼성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만루홈런을 쏘아올리며 그 해에만 4개의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한 시즌 최다 만루홈런(4개)과 타이를 이루었다. (1999년 박재홍이 기록한 한 시즌 만루홈런 기록과 타이)

 

특히 8월에만 홈런 15개와 타점 38개를 뽑아내며 월간 최다 홈런, 최다 타점과 타이를 기록했고 김상현의 몬스터급 활약 덕분에 그 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타이거즈는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2009년 기아타이거즈의 우승은 김상현의 활약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정도로 그의 활약은 대단했다.

 

압도적인 표 차이로 정규리그 MVP를 수상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지만 2011년 이범호선수 입단 이후 3루 포지션을 잃었고 잔부상에 시달리다 2013년 5월 SK에 2:2로 트레이드 되면서 영원한 타이거즈 선수일 것만 같았던 타이거스 27번 김상현의 시대도 막을 내리게 되었다.

 

 

 

 

 

 

 

 

2013년 등번호 27번 신승현

 

쌍방울 레이더스 2차 11순위로 지명받은 신승현은 SK 창단멤버로 프로생활을 시작하였다. 2005년 두각을 나타내며 선발 투수로 활약했으나 부상과 군입대 등으로 이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후 2013년 5월 같은 소속팀인 SK 송은범과 함께 기아 김상현, 진해수와 2:2 트레이드되어 기아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으며 김상현이 사용하던 27번을 달게 되었다. 그러나 기아가 FA 이대형을 영입하면서 LG가 그를 보상선수로 지목해 반년만에 또다시 유니폼을 바꿔 입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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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연을 시작으로 타이거즈의 강타자를 상징했던 등번호 27번은 故 이호성선수의 불명예스러운 죽음으로 더이상 강타자 번호로서 위상을 잃었고 김상현이 그 번호를 이어받으며 부활하는 듯 했으나 또다시 주인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순탄치 않았던 타이거즈 등번호 27번의 수난을 끓어 줄 또다른 영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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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 "끝날때까지는 끝난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오늘 문학에서 벌어진 SK와 두산의 경기는 왜 야구가 9회말 2아웃부터인지, 왜 끝날때까지는 끝난게 아니라는 말이 생겨났는지를 몸소 느끼게 해주었다.


1회 선발 전원 득점이라는 진기록의 치욕을 당했던 SK는 1회 1점, 5회 1점, 6회 4점, 8회 5점 등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가며 두산의 턱밑까지 추격하였고, 급기야 9회 마지막 공격에서 13-12로 역전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SK가 1회 9점을 실점했을때만 해도 이미 승부가 결정났다고 생각했으나, 놀라운 집중력과 끈질긴 추격 끝에 만화같은 10점차 역전승을 이뤄낸 것이다. 


이날도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김상현은 비록 안타와 타점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그가 이적해 온 후 두 경기에서 팀이 모두 기분 좋은 승리를 기록하며 SK의 상승세에 일조하였다. SK는 김상현이 트레이드 되어 오기 전과 그 후가 확연히 다른 분위기의 팀이 된 것 같다.


반면에 KIA는 김상현의 저주인 것일까... 김상현을 보낸 후 2경기 18이닝동안 5안타 1득점하는 무기력한 경기 내용으로 2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지난 주까지만 하더라도 KIA는 매서운 방망이와 놀라운 득점력으로 줄곧 선두를 유지하였지만, 지금은 4위 두산에 1경기차, 6위 롯데와는 4경기차 밖에 나지 않는 쫓기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김상현을 받은 SK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김상현을 내보낸 KIA가 언제 다시 선두를 탈환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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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과 맞드레이드되어 SK로 이적한 김상현이 SK 와이번스 소속으로 뛴 첫 경기에서 강렬한 데뷔전을 치렀다.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 8회 승부를 결정지은 투런 아치까지.. 마치 떠나온 팀과 새로 맞이한 팀의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자 시위라도 하듯 시원스레 방망이를 휘둘렀다.

 

이제는 SK 소속이 된 김상현

 

갑작스런 트레이드 발표 후 2009년 우승을 이끈 전 소속팀 KIA에 대한 섭섭함과 또 한번의 트레이드로 인한 공허함 등으로 심한 마음 고생을 했지만, 이적 후 첫 4번타자 출장인 두산전에서의 활약은 "Again 2009"를 연상시키는 맹활약이었다.

 

2009년 LG에서 KIA로 트레이드 되었을때는 마지막일수도 있다는 절박함이 그를 각성시켰다면 이번에는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싶은 오기와 독기가 그를 각성시킨 계기가 되었다.

 

2009년 리그를 통틀어 가장 화려했던 성적을 남기며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김상현은 다시 돌아온 친정팀 KIA에서 뼈를 묻겠노라 다짐했었다.

 

하지만, FA로 새로이 영입된 김주찬과 치고올라오는 신종길 등과의 포지션 경쟁에서 밀리고,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불안한 2013시즌을 맞이했다. 팀은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선두를 달리고 있었지만, 그의 마음은 그리 편치 않았다.

 

서서히 컨디션이 회복 중이었고 타격감도 살아나던 차에 접하게 된 트레이드 소식은 믿었던 소속팀에 대한 섭섭한 마음과 아쉬움으로 몰려왔다. 그러나 김상현은 SK의 선택에 보답이라도 하듯 새로운 홈팬과SK 선수들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심어줬다.

 

공교롭게도 김상현이 떠난 후 첫 경기를 맞은 친정팀 KIA는 지난 주말 넥센과의 두경기에서 21점을 뽑아낸 팀득점 1위가 무색할 정도의 빈타에 허덕이며 시즌 4번째 완봉패를 당하고 말았다. 롯데 선발 옥스프링의 호투에 막혀 올시즌 가장 적은 안타인 산발 2안타를 때려내는데 그쳤다.

 

새로운 팀에서 강렬하고 성공적인 데뷔무대를 치른 김상현은 KIA에 대한 섭섭함과 서운함 등 더이상 떠나온 팀과 과거의 얽메일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KIA가 그를 내친 것이 아니라 SK가 그를 선택했기때문이다.

 

어제의 활약처럼 그의 존재감은 여전히 어느 투수나 두려워하는 리그 탑클래스의 오른손 거포임에 분명하다. 떠나보낸 선수지만 그의 활약에 짠한 마음과 동시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ps. 먼 이야기겠지만 언젠간 타이거즈의 유니폼을 입은 김상현 선수의 모습을 다시한번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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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상현과 SK 송은범이 포함된 KIA와 SK의 2:2 트레이드로 양팀의 트레이드 득실부터 향후 순위예상까지.. 하루종일 팬들의 관심이 끊이질 않았다.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김상현은 2009년 신데렐라같이 등장해 폭발적인 장타력으로 KIA를 우승시키며 최희섭과 더불어 KIA를 대표하는 거포 중 하나이고, 송은범은 SK의 연고지인 인천의 동산고를 졸업하고 SK에서만 프로생활을 한 프렌차이즈 스타이기 때문이다.

 

KIA선수가 된 송은범과 SK선수가 된 김상현

 

지금은 비록 작은 부상과 부진으로 경기 출전이 들쑥날쑥하지만 두 선수 모두 팀을 대표하는 간판 스타임에 틀림없다. 팀의 주전선수끼리의 트레이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다. 보통은 1.5군~2군급 유망주나 노쇠화가 뚜렷한 노장 선수들이 트레이드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 프로야구 시장이 크지 않다보니, 트레이드된 선수의 활약에 의한 부메랑 효과의 부담과 모기업의 영향력 등 자유로운 트레이드 환경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주전급 선수라 하더라도 우리 프로야구 환경은 트레이드에 매우 인색하고 조심스러운 편이다. 하지만 최근 불거지고 있는 리그 전반적인 경기력 하락에 대한 지적이나 우려를 팀간 활발한 트레이드를 통해 불식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트레이드는 쌍방 당사자인 양 구단 사이에 넘치고 부족한 부분이 서로 맞아 떨어져야 가능하다. 팀내에 넘치는 자원과 부족한 자원이 있다는 얘기는 자원의 쏠림과 불균형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이는 곧 자원의 쏠림과 불균형으로 인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거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는 선수가 존재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거나, 포지션의 중복 등의 이유로 인해 가능성은 충분히 가지고 있지만 1군 무대에서 제대로 기량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백업이나 2군을 전전하며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선수들에게 트레이드는 개인에게는 안정적인 출장 기회의 제공과 동기 부여의 계기가 되고, 팀에게는 새로운 선수 수혈로 인한 긍정적인 경쟁 유도가 가능하다. 팬들 역시 눈여겨 보던 선수의 활약과 새로운 선수의 등장에 눈과 귀가 쏠릴 수 밖에 없다.

 

이번에 송은범과 트레이드된 김상현 역시 2009년 LG에서 KIA로 트레이드 되기 전까지 "2군 본즈"로 불릴만큼 충분한 가능성을 인정받았으나 트레이드 후 비로소 만개한 케이스다. 

 

넥센 이성열과 박병호

 

넥센의 박병호와 이성열 등도 마찬가지다. 늘 가능성만 인정받았으나, 트레이드를 통해 그 가능성을 결과로 보여주며 리그의 새로운 스타로 발돋움했다. 신생구단 NC는 시즌 초반 1군 경험이 적은 야수들의 잦은 실책으로 고전하다 넥센으로부터 박정준과 지석훈 등 가능성은 있지만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2군에서 머물던 선수들을 트레이드로 영입하여 경기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이 선수들 모두 트레이드가 되지 않았다면 제 실력도 보여주지 못한 채 알게 모르게 야구를 그만뒀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는 리그 전체적으로 보나 선수 개인으로 보마 매우 가슴아픈 일일 것이다.

 

KBO의 9개 구단이 하나의 조직이었다면, 자원의 적절한 분배와 배치를 통해 최고의 경기력을 뽑아 냈을 것이다. 하지만 9개의 독립된 주체들로 이루어져 있다보니, 자원의 쏠림과 부족이 시기적절하게 조절되지 못하고 한쪽으로 쏠리거나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고, 이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활발한 트레이드를 통해 덜어내고 메워줘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트레이드로 인한 활발한 선수 이동은 몸에 흐르는 혈류와도 같다. 피가 잘 흐르지 않고 경직된 것 보다는 원활하게 순환할때 건강한 신체가 유지되는 것과 같이 리그의 경기력이나 전반적인 수준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선수자원이 여유있는 팀이 그렇지 않은 팀에게 '퍼주기' 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지금까지의 경직된 트레이드 시장이 좀더 활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프런트와 코칭스탭이 트레이드에 대한 부담을 조금 내려놓고 좀더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이렇게 활발해진 트레이드를 통해 가능성 있고 유능한 자원들이 2군에서 썩지 않고 1군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 곧 리그 전체적인 수준 향상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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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없는 월요일 난데없이 야구선수들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KIA와 SK가 단행한 트레이드때문이다. KIA 오른손 거포 김상현과 좌완불펜 진해수와 SK 우완정통파 투수 송은범, 언더핸드 투수 신승현을 맞바꾸는 2: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특히 이번 트레이드는 그동안 구단들이 트레이드 후 맞게 될 부메랑 효과와 핵심 선수 트레이드에 대한 팬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현재 양팀에서 레귤러멤버로 뛰고 있는 선수들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최근 몇년간 있었던 트레이드 중 가장 이슈가 큰 트레이드가 아닌가 싶다.


SK 송은범과 KIA 김상현


KIA는 김상현이라는 한방있는 우타거포를 내주긴 했지만 2009년 괴물같은 활약으로 KIA를 우승시킨 이후 하향세인 점과 넘쳐나는 기아의 외야 자원을 감안하면 우승의 추억을 간직한 김상현을 내주고 전천후 운영이 가능한 우완 송은범을 받아온 것에서 일단 KIA가 이득인 트레이드가 아닌가 싶다. 



외야 자원의 교통정리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KIA는 시즌 초부터 6명의 외야 자원의 경쟁을 유도했다. 예상대로 김주찬의 시즌 초반 활약과 더불어 신종길까지 프로 입문 후 가장 화려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어 김원섭까지 대타나 대수비로 출장하는 행복한 상황이다. 


부상으로 빠져있는 김주찬의 복귀시점이 다가옴에 따라, 외야 라인을 정리하며 마운드 보강에 대한 전망이 나돌았다. 시즌 초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최근 경기에서 불펜의 불안으로 인해 놓친 경기가 속출되다보니 이 전망은 현실이 되었다. 


김상현의 트레이드로 김주찬 복귀 후 선수 기용에 있어서도 복잡한 외야 운영의 고민을 덜게 됐다. 신종길-이용규-김주찬 선발에 나지완 지명, 김원섭 대타, 대수비 운영이 예상되며 신종길은 좀더 안정된 출전기회를 보장게 되었다. 작년에 활약했던 이준호나 황정립, 윤완주 등도 언제든 1군에서 뛸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김상현이 트레이드 카드로 낙점된게 아닌가 싶다. 




불안한 마운드의 보강


KIA가 1위를 달리고 있음에도 많은 야구팬들과 전문가들은 KIA의 불안요소로 불펜을 꼽았다. 마무리 엔서니까지 이어 줄 승리조가 견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시즌 중간계투진에서 기록한 블론세이브가 롯데(6차례)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5차례나 발생했는데, 선발과 중간, 마무리 등 전천후로 활약이 가능한 송은범의 영입으로 마운드 운영에도 여유가 생길 전망이다.


좌완 불펜으로 활약하던 진해수를 내주긴 했지만, 윤석민이 선발로 복귀하면 그동안 선발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전 좌완 임준섭이 불펜으로 이동하게 되어 박경태와 함께 좌완불펜을 형성하게 될 전망이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심동섭도 불펜으로 합류하게 되면 좌완 불펜 운영도 한층 수월해 질 것 같다.




윤석민 해외진출에 대비한 FA 미리 영입?


마지막으로 올시즌 종료 후 해외진출을 노리는 윤석민의 공백도 메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올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획득하는 선수 중 삼성의 오승환, 장원삼과 함께 투수 최대어인 송은범은 KIA에서도 FA 영입 대상이 될 수 있는 선수다. 윤석민이 해외 진출에 성공한다면 윤석민이 빠져버린 선발 한자리에 대한 대비도 송은범과 우선 FA 협상으로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KIA가 송은범과 FA계약을 체결했을때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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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면 단연 김상현을 빼놓을 수 없다. KIA에 입단해서 LG로 트레이드 된 후 다시 KIA로 복귀하여 12년 만의 우승을 선물한 김상현, 은퇴할때까지 KIA의 선수로 남아 있을 것만 같았던 "김상사" 김상현의 화려했던 2009년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이제 다른 팀 선수가 되었지만, 그가 광주구장에 방문하여 첫 타석에 서게 된다면 TV로나마 기립박수를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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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5차전 경기 내용 중 논란이 되고 있는 김상현의 슬라이딩에 대해서는 언급할 것이 없을 정도로 정상적인 플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식의 송구방해는 더블플레이 상황에서 항상 있어왔던 것이고 김상현의 플레이가 다른 때보다 더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

더군다나 상대가 SK라면 그동안 수비와 주루에서 보여 준 놀라운 방해동작(혹자는 열정, 센스라고는 하지만..)과 비교한다면 그정도는 명함도 못내밀 정도라고 본다.

문제는 SK와이번스 김성근감독과 선수들은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다고 생각되지 않는 그들의 주루플레이로 인해 다른 팀과 선수들에게 피해를 준 것에 대해서는 야구에 대한 열정, 센스라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하여 관대하게 넘어가면서 자신들이 당한 것에 대해서는 유별나게 불쾌함과 불편함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김상현의 슬라이딩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고 있는 SK와이번스 김성근감독


오늘 아침 김성근 감독의 인터뷰 기사를 보니 팬들과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사실상 승부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의 말을 하였다. 5차전 패배로 남은 두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위기에 처해 있지만 요기 베라가 남긴 "끝날때까지는 끝난게 아니다"라는 말처럼 승부는 6차전에서 끝이 날지, 7차전까지 가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그런데 김성근감독은 마치 승부의 추가 이미 기울어 자신들이 주인공이 될 수 없는 한국시리즈에 더이상 악착같이 달려들지 않겠다는 뉘앙스다. 그리고 그렇게 된데는 자신들의 의지가 아닌 전력분석원에 대한 항의, 심판의 편파판정 등 여러 방해요소들이 작용해서 그런 것이지 본인들은 전혀 알바없다는 말투다. (물론 이런것도 고도의 심리전일 수도 있다.)

이게 아직 우승팀이 가려지지 않은 한국시리즈 6차전을 앞둔 감독의 생각이고 행동으로 옳은 것인지 의문이다. 더군다나 "야구의 신"으로 추앙받으며 여러 업적과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노장감독으로서 말이다.

한국시리즈라는 프로야구 최대의 행사에 흠집을 낸 것이 김상현의 플레이때문인가 아니면 자신들의 모습은 망각한채 당한 것에 대해서만 발끈한 김성근 감독의 과도한 어필과 퇴장때문인가?

김상현의 슬라이딩 및 송구방해 동작은 그 정도가 심하거나 행운이 따른 플레이도 아닌 지극히 정상적이고 자연스런 동작이었다고 단언한다. 한 시즌에 수백번도 넘게 나오는 플레이이며 어필의 당사자인 SK와이번스가 더 심하면 심했지 신사적이었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김성근감독은 이걸 걸고 넘어져 한국시리즈 5차전을 흙탕물싸움으로 몰고 가고 있다.

SK와이번스가 이룬 두번의 우승 당시 상대팀였던 두산베어스가 그러했던가? 최소한 적반하장격으로 한국시리즈의 가치와 격을 떨어트리지는 않았다.

누구보다 지는 것을 싫어하고 데이터를 고집스럽게 집착하는 김성근감독의 승부욕이 피해의식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기에 판정과 승부를 인정할 수 없으니 한국시리즈 자체도 그에겐 큰 의미가 없어져 버린 듯 하다.

김성근감독은 시즌 중에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경기운용을 한 적이 있다.

연장전에서 이미 SK의 정규이닝 공격을 끝낸 마지막 수비에서 투수인 윤길현을 1루수로, 야수인 최정을 투수로 올렸던 것이다. 마지막 공격에서는 투수인 김광현이 타자로 나오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때 상대팀 역시 KIA였다.)

당시 김성근 감독 본인은 부인했지만 "무승부=패"라는 KBO의 규정에 반발해 비기거나 패하거나 지는 것은 마찬가지란 생각으로 이런 "쇼"를 벌인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다.

5차전을 논란과 흙탕물싸움으로 몰고가 본인이 인정하지 않는 승부로 만들어버린 지금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6차전에 얼마나 진지하게 임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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