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를 꺾고 올라온 삼성과 페런트레이스 2위인 두산이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미디어데이를 가졌는데요..

양팀의 감독과 주장인 김경문과 선동열, 진갑용과 김동주가 모두 고려대 야구부 선후배들이네요.

두산 김경문 감독 - 78학번
삼성 선동열 감독 - 81학번
삼성 진갑용 주장 - 93학번
두산 김동주 주장 - 94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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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 김동주부터 고려대 94학번, 김경문 78학번, 선동열 81학번, 진갑용 93학번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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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2007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및 신인선수 투표에서 다승(22승), 평균자책점(2.07), 승률(.815) 부문을 석권한 두산 리오스선수가 MVP를 받았더군요. 더불어 임태훈선수까지 신인왕을 받으며..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그 어느 시즌보다 더욱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리오스는 자신의 사리사욕보다는 팀의 승리와 우승을 위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며 성적 외적인 면에서도 진정한 프로란 무엇인가를 보여 준 감동적인 한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리오스의 승수가 쌓여가면서 자연스럽게 흘러 나왔던 얘기가 바로 일본 진출설인데요. 오늘 시상식자리에서 인터뷰한 내용을 보니, 구단과의 협상에 따라 달라지겠다는 뉘앙스를 남겨.. 본인 역시 일본진출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았습니다.

두산의 김진 사장도 프로선수로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으로 이동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인데요. 원론적인 얘기에 충실한 것인지.. 프렌차이즈 스타에 대한 투자에 인색한 것인지 그 속내를 짐작하기가 조금 애매모호한 발언 같습니다.

게다가 올시즌을 끝으로 FA조건을 획득하는 김동주 선수에 대한 입장 역시.. 구단이 성의는 보이겠지만 무리한 돈싸움은 피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미루어 보아.. 조건이 맞지 않는다면 그대로 놔 줄 의향도 있는 것 같긴 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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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클 두산"

아직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되지 않아서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겠지만.. 두산이 과거에도 FA시장에서 다소 소극적이였던 것을 보면.. 리오스나 김동주에 대한 처리 역시 과거의 행보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거액을 풀어 FA선수나 몸값이 높은 선수를 잡는 것이 구단의 성적과 흥행을 끌어올린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100억 가까운 돈을 들여 심정수, 박진만을 영입한 삼성이 그 해(2005년)에 바로 우승을 한 것을 보면.. 거액을 들여 좋은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좋은 성적을 내는 한 방법임에는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그리고 성적은 흥행으로 이어지지요..

하지만.. 두산을 보면 이렇다 할 외부영입 없이도 내부의 선수자원을 길러내어 적극 활용하고.. 저평가 된 선수를 영입하여 활용하거나 트레이드를 하는 등.. "저비용 고효율"전략으로 짭짤한 효과를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매년 시즌 시작 전에는 그다지 좋은 전력으로 평가 받지 못했던 두산이 끈끈한 뚝심의 야구와 신구의 조화로 매년 예상을 뒤엎고 좋은 성적을 올렸던 것이 어쩌면 구단으로서는 거액의 FA영입이 불필요한 것처럼 느끼게 한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프로야구단도 기업식 경영마인드가 필요하긴 하겠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경영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제품을 만들어 파는 기업은 오로지 제품의 상품성과 기능, 차별적인 경쟁력에 의해서만 시장의 평가를 받고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만.. 이성적 판단기준(제품의 퀄리티.. 즉, 프로야구단은 성적..) 이외에 팬과 정서적으로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프로스포츠에서는 기업식 경영마인드로는 설명이 안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즉, 내가 A회사의 B라는 제품을 쓰고 있지만.. 더 좋은 기능의 값싼 제품이 나온다면.. 저는 A기업의 B라는 제품을 언제든지 다른 것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또 제품이 안좋다고 사장 바꾸라고 시위는 하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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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시즌 FA자격을 획득하는 두산 김동주

하지만 프로야구의 팬은 그렇지 않죠. 팀이 성적이 안좋아서 꼴찌를 해도 야구장을 찾아가고, 안타 하나 점수 한점에 울고 웃는 것이 팬입니다. 성적이 좋지 않다고 쉽게 팀을 바꾸거나 그러지 않죠. 그것은 성적과 무관한 정서적 유대관계 때문일겁니다. (물론 성적도 좋으면 좋겠지요.)

그 중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바로 팀의 얼굴과도 같은 프랜차이즈 스타일겁니다. 김동주 선수는 누가 뭐래도 두산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며..그의 이미지 역시 두산이라는 팀과 잘 어울립니다. 이종범이 호랑이 유니폼이 아니면 절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김동주 역시 두산 유니폼이 아니면 절대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은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바로 프랜차이즈 스타의 힘이며.. 팬과 교감하고.. 선수들의 정신적 버팀목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두산이 말하는 "미러클 두산" 역시 다른 팀에선 찾아볼 수 없는 끈끈함과 근성으로 늘 기적을 일궈냈기에 할 수 있는 말일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그런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고요..

부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는 "베어스 정신"과도 같은 "미러클" 두산이 별 투자 없이도 성적을 낼 수 있는 의미의 '미러클'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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