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5.12 KIA 관중 증가 원인이 정권교체때문이라고? 12
  2. 2007.10.18 10년전 대전구장에서의 추억 2

관련기사 : [집중분석] 프로야구 관중 폭발적증가 이유는?

올시즌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관중 증가세가 1995년 500만 관중동원에 버금간다고 합니다. 이런 추세라면 500만 관중을 여유있게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데요.

올시즌 관중 증가의 원인으로 위 기사에서 뽑고 있는 몇 가지 원인 중 별로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KIA타이거즈의 관중 증가를 설명하는 부분인데요. 롯데 돌풍에 의한 자극을 언급하긴 했지만.. 10년 만에 정권이 교체된 것 때문이라는 정치색을 띈 자극적인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풀어쓰자면.. 김대중-노무현이 10년 동안 잡았던 정권을 다시 한나라당에 넘기면서.. 생긴 스트레스와 보상심리를 기아타이거즈의 경기를 보면서 해소하고자 한다는 것입니다.

기자는 기아 관중석을 한번 가보기나 하고 관중 증가의 원인을 분석 한 것인지 의문스럽습니다. 기아 관중은 전부 40~50대 아저씨들만 있다고 생각하는건 아닌지요.. 20대 젊은 팬들도 엄청 많다걸 모르는 모양입니다.

기아를 응원하는 20대 팬들은 그럼 10대 때부터 정치에 관심이 있었다는 얘기입니까? 대선때 20대 투표율은 보고 그런 말하는 건지.. 정권교체에 대한 심리적 만족으로 야구를 관람할 정도로 정치에 관심이 많다면.. 대선때 20대 투표율은 왜그렇게 형편없었을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과거엔 기자가 말하는 그런 이유가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제가 기억하기에도 90년대 초반 잠실야구장에서 해태 경기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관중들이 '김대중'을 연호하는 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핍박받던 설움을 연고지역 팀의 승리로 보상받고자 하는 심리가 없지 않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비교해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해태시절부터 한국시리즈를 9번이나 재패했던 성적 때문에 전국적으로도 많은 非호남 팬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도 86년부터 해태타이거즈를 응원하고 있는 골수 타이거즈팬이지만.. 집안은 조상대대로 경기도권에서 살고 있습니다.

수도권에 호남지역 사람들이 많은 이유도 있긴 하지만 잠실, 문학, 목동에 기아팬이 많은 이유가 상경한 호남 사람들이 많아서라고만 한다면 해태야구를 좋아했던 수도권 토박이들을 무시하는 발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수도권에서 타이거즈의 인기를 얘기할 때 호남사람들이 많아서 그렇다는 얘기를 가장 싫어합니다.)

프로야구가 지역연고를 바탕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해당 지역 출신을 중심으로 팬층이 형성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전부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류를 범하는 것입니다.

올시즌 초반 기아의 성적이 바닥권인 와중에도 꾸준히 팬이 몰렸던 이유는 기사에서도 짧게 언급했듯이 롯데의 돌풍과 관중들의 열기에 자극받은 것이 크다고 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부산 사직야구장의 명물, 주황색 봉다리 응원


얼마전까지 매우 성적이 나빴던 롯데였지만.. 팬들의 염원은 한결같았습니다. 가을에도 야구하는 것..

사직경기장을 가득메운 롯데 관중들의 불같은 열정과 열기 속에서.. 롯데가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거두는 장면을 보면서.. 팬들의 힘이라는게 저런 거구나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이 기아팬들을 자극했습니다.

하위권에 쳐져있다고 팬까지 외면하면 안되는 것, 팬들이 더욱 열심히 응원해줘야 한다는 것, 팀의 역사와 전통, 성적으로 따지자면 KBO에서 으뜸가는 명문구단이 타이거즈인데.. 팀성적이 안좋다고 팬들마저 무너져 버릴 수 없다는 것.. 이런 심리를 롯데 팬들을 보며 자극 받은 것이 크다고 봅니다.

거기에다 서재응, 최희섭 등의 지역을 대표하는 메이저리그 출신들이 새롭게 가세한 것과.. 이종범, 이대진 등 해태의 마지막 전성기를 이끈 스타들이 심기일전하면서 해태타이거즈를 기억하는 올드팬과 젊은 팬들이 대거 몰리 게 된 것이 기아 관중 증가의 정확한 원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타이거즈 야구를 좋아하는 젊은 기아팬들


프로야구의 태생이 정치적인 논리로 출발하긴 했지만.. 리그 역사는 30년을 눈앞에 두고 있을 만큼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27년 전인 1982년 출범당시 해태타이거즈 팬들은 야구를 보며 설움과 아픔을 달랬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세대들의 자식뻘 되는 젊은 친구들이 KIA 야구를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의 젊은 KIA타이거즈 팬들 조차도 타이거즈 야구를 보며 호남사람의 설움과 아픔을 달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편협하고 주관적인 판단입니다. 지금의 젊은 타이거즈 팬들은.. 타이거즈의 야구와 선수 그 자체를 좋아하는 순수한 열혈 매니아들입니다.

Posted by prek
:

우선 두산의 KS진출을 축하드립니다! 한화가 한번은 공격력이 터질 줄 알았는데.. 시리즈 내내 답답한 모습을 보인 것이 질때 지더라도 팬들의 가슴엔 길이길이 아쉬운 순간으로 남을 듯 합니다. 오늘 저녁을 먹으면서 TV로 대전구장 중계를 보니 문득 대전구장에 얽힌 제 일화가 떠올라 글 남겨 봅니다.

때는 1997년일겁니다. 제가 모 PC통신 야구동호회 운영진으로 있을 때, 대전에 있는 한화이글스 팬분들 몇분과 대전구장 관람을 하기로 약속을 하고 기차를 타고 대전에 내려갔습니다. 정식 모임은 아니었고 개인적인 친분때문에 만난거라 일행은 저포함 3명이었는데.. 두분 모두 여자분들이셨습니다^^

아무튼.. 점심을 먹고.. 대전역에서 대전구장까지 걸어갔었는데.. 좀 멀었던 기억이 납니다.

표를 끊고 구장에 들어서니.. 무척 아담해 보였고.. 특히.. 외야관중석을 따라 쭉 둘러 있는 나무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내야석에 앉아 가벼운 맘으로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주위가 술렁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주변에 있던 관중들이 일제히 하늘을 쳐다보는 거였습니다.

관중석과 연결된 곳에 내야 조명탑으로 올라갈 수 있는 통로가 있었는데.. 그곳을 어떤 아저씨가 올라가고 있었던 겁니다... 알몸으로 말이죠-_-;;

암튼... 그 아저씨는 조명탑 끝까지 올라가 서더니..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습니다.. 뭐라고 하는지 자세히 들어보니.... 네 그렇습니다.."예수천국 불신지옥"이었습니다..

경기가 잠시 중단되고.. 안전요원들이 뛰어오고 관중들도 짜증섞인 목소리로 빨리 내려오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같이간 여자분들은 뭐가 그렇게 신기한지 계속 뒤돌아 쳐다보시고.. 저는 같은 남자로서 차마 그 남자분의 알몸을 보기가 민망하여 고개를 돌릴 수가 없더군요.

근데 제가 더 걱정됐던건.. 그 아저씨가 저 위에서 소변이라도 보면 어쩌나 했던 겁니다 ㅎㅎㅎ
그 아저씨가 조명탑위에 서 계시던 곳이 바로 저희가 앉은 자리 위였거든요..

안전요원들에 의해서 알몸 아저씨는 끌려 내려왔고.. 10여분만에 경기는 다시 진행됐습니다..

대전구장 중계를 보다 보면 그때 생각이 가끔 나곤 합니다.. 예전 기사를 찾아보면.."깔깔깔" 이런 코너에 토막기사로 몇줄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에피소드입니다.

ps. 얼마전에 제 블로그에 썼던.. 12년만에 3만명 수용 야구장끼리 KS가능할까? 라는 글 기억하시는지요.. 방금전 올라온 모 스포츠신문에 비슷한 제목의 기사가 실렸더군요^^

Posted by pre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