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타이거즈"를 어떤 팀으로 기억하시나요?

86년~89년 4년연속 우승 포함.. 통산 9번의 한국시리즈 제패!

김봉연, 김성한, 선동열, 이종범 등 수많은 야구스타 배출!

빨간유니폼의 무등산 호랑이들..

전국에 구름팬을 몰고 다녔던 8~90년대 최고의 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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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KIA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해태를 표현하는 수식어는 참 많습니다. 26년간의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서 해태(KIA포함)타이거즈가 차지하는 비중은 수많은 기록과 이야기들은 끝이 없을텐데요.. 해태(KIA)가 가지고 있는 많은 기록 중에 해태-KIA 포함 26년의 프로야구 역사상 단 한번밖에 기록하지 못한 기록이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눈치 빠른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로 "신인왕"입니다.

<82~07 프로야구 역대 신인왕>
연도 선수 소속 포지션
1982년      
1983년 박종훈 OB 외야수
1984년 윤석환 OB 투수
1985년 이순철 해태 내야수
1986년 김건우 MBC 투수
1987년 이정훈 빙그레 외야수
1988년 이용철 MBC 투수
1989년 박정현 태평양 투수
1990년 김동수 LG 포수
1991년 조규제 쌍방울 투수
1992년 염종석 롯데 투수
1993년 양준혁 삼성 외야수
1994년 유지현 LG 내야수
1995년 이동수 삼성 내야수
1996년 박재홍 현대 외야수
1997년 이병규 LG 외야수
1998년 김수경 현대 투수
1999년 홍성흔 두산 포수
2000년 이승호 SK 투수
2001년 김태균 한화 내야수
2002년 조용준 현대 투수
2003년 이동학 현대 투수
2004년 오재영 현대 투수
2005년 오승환 삼성 투수
2006년 류현진 한화 투수
2007년 임태훈 두산 투수


위의 역대 프로야구 신인왕 명단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KIA를 포함하여 해태 출신의 신인왕은 지금부터 22년전인 1985년 이순철을 끝으로 현재까지 단 한명도 없으며.. 해태(KIA 포함)가 가지고 있는 팀 기록 중 유일하게 하나뿐인 기록입니다.

1985년 신인왕을 수상한 이순철은 최근 MBC ESPN의 야구해설자로 변신하여.. 현장 경험을 살린 감칠맛나는 해설과 인정사정없고 까칠한 비난으로 LG감독으로 있으면서 쌓았던 안좋은 이미지를 나름 개성있는 모습으로 바꾸기도 했는데요..

광주상고를 거쳐 연세대를 졸업한 후 해태에 입단한 첫해에 신인으로서는 놀라운 성적인 99경기 타율 0.304 112안타, 31도루 12홈런을 기록하여 타격 전부분 상위에 랭크되어.. 해태타이거즈에 첫번째 신인왕을 안겨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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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MVP 김성한과 신인왕 이순철

선수시절 이순철은 그야말로 신인왕 이상으로 화려했습니다. 3루수로 입단했지만.. 한대화선수에 밀려 중견수로 포지션을 변경하였는데.. 빠른 발과 뛰어난 야구센스로 4차례의 외야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였고.. 그의 선수시절 동안 팀은 6번 차례나 우승하였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이종범선수와 만나 비교적 오랜 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눴던 적이 있었는데요. 팀에서 가장 무서운 선배가 누구냐고 물었더니.. 바로 "이순철 선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는 선수시절 해태의 "군기반장"역할이었다고 합니다.

본인의 성격인지 누구의 지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LG 감독 시절 엄했던 모습과.. 해설자로서의 그의 모습을 보면.. 군기반장 스타일이.. 아마도 본인의 성격인 것으로 보입니다.

해태시절 포수 최해식 선수가 홈으로 달려드는 주자와 부딪치고 엎드려서 아파하자 이순철선수가 외야에서 달려와 최해식 선수를 윽박지르니.. 최해식 선수는 아픔을 무릎쓰고도 9회까지 경기를 마쳤다는 전설같은 일화가 있을 정도죠..ㅎㅎ

생각난김에.. 이순철선수에 대해 겪었던 일화를 하나 말씀드리자면... 90년대 초반에 잠실 해태경기를 관람하러 갔었는데.. 이순철선수 타석에서 고의사구로 나온 상황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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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시절의 이순철

보통은 고의사구가 나오더라도.. 타자가 타격자세를 잡고 있는 것이 대부분인데.. 그때 이순철선수는 3볼이 되자 방망이를 바닥으로부터 1자로 똑바로 서게 세워놓더니.. 땅바닥을 쳐다보며.. 베팅장갑을 벗더군요-_-;;;;;

베팅게이지를 벗어나지 않았으니.. 규정위반은 아니었던 것 같고.. 심판도 뭐라하지 않더군요.. 4볼이 되자 1루로 터벅터벅 걸어나갔습니다~ㅎㅎ..

암튼.. 화려한 선수시절에 비해 그의 선수 생활 마지막은 다소 초라했습니다.. 김응용감독과 마찰이 있은 후 1997년 삼성으로 트레이드되어 쓸쓸히 은퇴하고.. 코치수업을 받은 후 LG에서 코치와 감독을 지내게 됩니다.

해태가 배출한 유일한 신인왕, 해태의 황금기의 중심에 서있던 선수의 은퇴였는데.. 은퇴라도 해태에서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선수입니다.

그동안 해태(KIA)가 신인왕을 한번 밖에 배출하지 못할 정도로 우수한 신인선수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1993년 이종범,  2002년 김진우, 2006년 한기주 등... 입단 당시부터 신인왕 후보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선수들이 다수 있었지만.. 이종범은 양준혁에게.. 김진우는 조용준에게.. 그리고 한기주는 류현진에게 밀려.. 일생에 단 한번 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왕을 놓쳤습니다.

KIA(해태 포함) 출신의 두번째 신인왕 선수는 22년간 나오고 있질 않은데.. 내년시즌에는 나올 수 있을까.. 기대해 봅니다.

2008 시즌에 기대되는 KIA유망주들을 아직 검토해보진 않아서 신인왕의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진 않았는데요. 아마도 이 글을 보시는 다른 블로거분이 내년 KIA의 신인선수들 전망에 대해 글을 써주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 이만 마치겠습니다.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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