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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10 차와 돈에 대한 생각의 차이

사람이 생활하고 있는 환경에 따라 똑같은 사물이나 현상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은 대부분 공감하고 있는 내용인데요.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에 따라 돈에 대한 생각의 차이가 정말 극과 극이 될 수 있구나라고 느꼈던 경험이 있어 글을 써봅니다.

예전에 지인으로부터 자신의 조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지인의 조카는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어느 초등학교를 다니는 1학년의 어린 학생이었다고 합니다.

그 조카의 집안은 매우 풍족하진 않지만 비교적 여유로운 생활을 하는 중산층이었는데.. 그 부모가 그랜져TG가 출시되고 얼마있지않아 차를 그랜져TG로 바꿨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후.. 학교에서 반 친구들이랑 차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던 중 친구들끼리 다음과 같은 대화가 오갔다고 합니다.







초딩1 : 야 너희집 차는 뭐냐?

초딩2 : 아빠는 벤츠, 엄마는 BMW던가?

초딩1 : 우리 엄마아빠는 둘다 벤츠야

초딩3 : 야 벤츠가 좋은거야? 우리아빠도 벤츠로 바꾼다고 한거 같은데...







이때.. 그 조카가 자기 아버지가 차를 그랜져TG로 바꾼 것이 생각나 중간에 끼어들었답니다.






그 조카 : 우리 아빠도 얼마전에 차 바꿨어..

초딩1 : 그래? 뭐로 바꿨는데?

그 조카 : 그랜저TG던가???

초딩2 : 그랜저TG? 그건 얼만데??

그 조카 : 얼마라고 하더라............. 한 3,000정도???








이러자.. 그 얘기를 듣고 있던 초딩 세명이 무슨 반응을 보였는지 아십니까??








초딩들 : (놀란 눈으로) 뭐!!??  3,000억????? 야 니네집 졸* 잘사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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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방석.. 나도 함 앉아봤으면..ㅋㅋ

네 그렇습니다. 그 조카는 3000만원을 얘기하려고.. '3000(삼천)정도??' 라고 말한 것인데.. 그 초딩들 머리속에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억단위라는 개념이 들어가 있던 것입니다. 부모들이 모두 억단위의 차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차 가격으로 말한 3,000을 3,000만원이 아닌 3,000억원으로 생각했던 것이죠.

이 얘기를 듣고 그 순간엔 박장대소하긴 했지만.. 돈에 대한 개념을 저런 식으로 가지고 자란 아이들이 나중에 돈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참으로 뻔해 보입니다.

요즘 보배드림이라는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그랜져TG가 서민차냐 아니냐를 두고 참으로 쓸데없고 소모적인 논쟁을 하는 것을 보니.. 예전같았으면 조금 여유있는 사람들이 소유했을 3,000만원이 넘는 차가 서민차냐 아니냐의 논쟁에 휘말릴 정도로 흔해진건지.. 돈의 가치가 떨어진건지.. 우리나라 사람들 생활이 좋아진건지.. 아니면 차에 대한 생각이 바뀐건지.. 판단하기 힘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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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만원이 넘는 그랜져TG가 왜이렇게 흔해진거냐



우리나라만큼 차가 그 사람의 부를 상징하고 비쌀수록 잘 팔리는 경우는 지구상 어디를 찾아봐도 힘들겁니다. 차를 이동 수단이 아닌 과시의 용도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은거겠죠.
 
기름 한방울 안나오는 나라에서 기름값이 리터당 1,700~1,800원을 넘어서는데도 길거리엔 여전히 차가 넘쳐나고.. 월간 판매순위(12월 판매순위 보기)를 보면 상위권에는 늘 중대형 차량들이 랭크되어 있고.. 전세를 살아도 차는 2,000cc 이상을 고집하고.. 옆나라 일본은 경차가 인기라는데.. 그보다 못한 우리나라는 오히려 중대형차량이 압도적으로 많고.. 탈만한 경차가 없다라고 하는데.. 경차가 안팔리니까 안만드는게 아닐까 생각들구요.

우리나라 사람들 차량 교체주기와 관련해서.. 예전에 대학다닐때 현대차 연구소에 자주 들어가시던 교수님이 해주신 말씀이 생각나네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3년이 멀다하고 차를 바꾸기 때문에 차 내구성을 3년 이상 가게 만들 필요가 없다고.. 내구성이 떨어져서 자주 바꾸는건지.. 자주 바꾸기 때문에 그만큼의 품질로 만드는건지 알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 맞는 말 같기도 합니다.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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