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여년만에 프로야구 연속경기(더블헤더)가 벌어졌네요. KIA타이거즈는 인천에서 SK와이번스를 만나 1승 1패하며 금요일 승리까지 합해 SK와의 원정경기에서 2승 1패를 기록했습니다.

작년에 SK와이번스에게 힘도 한번 못써보고 번번히 패하기만 하더니.. 올해는 확실히 타선의 무게감이 작년보다 앞서는 듯 합니다.

1차전은 3:4로 패하고 말았는데.. 7회초 이종범의 홈슬라이딩 아웃선언은 정말로 심판판정에 대해 얘기를 안할수가 없네요.

김원섭의 우익수 플라이때 홈으로 쇄도하여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한 이종범은 홈베이스를 가로막고 있는 박경완의 다리사이로 왼팔을 집어넣어 홈베이스를 터치한 후 빼내 오른쪽으로 구르며 박경완의 태그보다 먼저 홈에 들어왔지만 심판은 아웃을 선언하고 말았습니다. 홈터치를 못했다는 이유에서였죠.

박경완 다리 뒤가 바로 홈베이스, 이종범의 왼팔이 홈베이스를 먼저 터치했지만 아웃판정받음




하지만 중계방송 카메라의 느린 화면상으로는 박경완의 가랑이 사이로 홈터치 한 것이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아마도 박경완을 지나친 이종범이 오른쪽으로 구르면서 지나가자 홈터치를 못했다고 판단했나 봅니다.








방송 장면을 캡쳐해보았는데 왼팔로 홈베이스 터치 후 빼내 오른쪽으로 뒹구는 모습이 선명합니다.
[네이버 스포츠 하이라이트 영상 보기]

만약 이 장면에서 이종범이 왼팔을 빼내지 않고 그대로 밀고 나갔다면.. 지면에 단단히 고정되어있던 박경완의 왼발과 부딪혀 큰 부상을 당했을 겁니다.

박경완의 홈블로킹을 교묘하게 피하면서 홈베이스를 터치한 묘기에 가까운 슬라이딩였지만 심판의 눈은 차마 거기까지 따라오질 못한 듯 합니다. 그 찰라의 순간에 어떻게 저런 플레이가 나올 수 있는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이게 세잎 판정이 되고 동점이 되었다면 경기의 승부는 알 수 없었을텐데.. 1승이 아쉬운 KIA로서는 너무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국내에서 이런 슬라이딩 센스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는 이종범 외에 보질 못한 것 같습니다. 몇년 전 한화와의 경기에서도 2루타를 친 뒤 2루 슬라이딩시 태그아웃 지점에 있던 오른팔을 빼내 태그를 피하며 2루 슬라이딩에 성공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만큼이나 소름이 돋는 슬라이딩인 것 같네요. 비록 심판의 눈이 그것을 판단하지 못해 아쉽게 아웃 판정이 되었지만요.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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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일요일 목동 우리히어로즈와의 경기를 모두 관람하였습니다.

우리전을 모두 승리하여 기분좋은 5연승을 달리고 있구요. 투타의 밸런스도 좋고.. 특히 이종범, 최경환, 이대진 등 노장들의 활약이 5연승을 기록하는데 절대적인 기여를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이종범이 공수에서 보여주고 있는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토요일 경기때 1루수로 기용된 것을 보고.. 최희섭의 부진과 장성호의 공백으로 인해 일시적인 기용이겠다 싶었지만 왠지 그 자리에 이종범이 있다는 것이 든든합니다.

이종범의 최고 전성기는 유격수를 보는 시절이었습니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범위, 송곳처럼 날카로운 송구 등 화려하고 현란한 플레이가 바로 이종범의 전성기였습니다. 그런 이종범의 플레이는 곧바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다른 선수들의 사기도 함께 상승시켰습니다.

그러나 일본에서 복귀 후 체력 안배와 후배 양성을 위해 외야수로 활약하였지만.. 유격수를 보던 전성기 시절의 강력한 포스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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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팬들에겐 영원한 우상인 이종범..


이종범이 1루를 보게 되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내야 수비진들의 집중력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투수와 말을 주고 받고 파이팅을 외쳐주면서 선수단 전체의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종범 본인 타석에서의 적극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년과 올시즌 초만 하더라도.. 타석에 서면 무척 생각이 많아 보였던 이종범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우리히어로즈와의 토요일, 일요일 경기에서 그는 단순하고 적극적인 배팅으로 전성기 못지 않은 활약을 펼쳐주었습니다.

우연찮은 계기로 인해 내야수로 변신한 이종범, 이제 단 2경기 기용된 것 뿐이지만.. 그가 외야에 있을 때와 내야에 있을 때의 수비진 전체의 정신력과 집중력은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하고 치밀해 보였습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장성호와 최희섭이 돌아온다고 해도.. 그의 내야수 기용을 심각하게 고려해 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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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야구기사를 쭉 훑어보니 KIA의 고액연봉자 중 하나인 이종범과 심재학에 대한 기사가 있더군요. 고액 연봉자들이면서 최근의 성적이 좋지 않아 연봉협상이 순조롭지 못하다는 내용이었고.. 구단이 두 선수에게 연봉 백지위임을 요구한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이네요.

기사보기 : KIA, 이종범-심재학에 '연봉 백지위임' 요구?

기사를 보고 느낀 정말 솔직한 심정은.. 계약을 해준다는 것도 감지덕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로 사사로운 감정을 모두 버리고.. 순전히 경제적인 논리에서만 본다면.. 많은 나이와 하향세인 경기력, 높은 연봉과 최근의 저조한 성적 등을 종합해 본다면.. 누가뭐래도 부인할 수 없는 고비용 저효율의 선수들인 것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다른 선수 같았으면.. 재계약에 대한 기대도 생각하지 못할 상황이죠..

오히려, 두 선수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경기력을 제외하고 팀에 기여한 부분과 이름값같은 정서적인 논리만으로도 삭감되고도 몇 억대의 연봉으로 재계약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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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시즌 동안 꼴찌를 두 번이나 한 KIA가 내년 시즌을 준비하면서 팀 내외적으로 대대적인 체질개선을 하고 있는 와중이므로.. 두 선수의 의식과 자세 역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많은 선배들이.. 급격한 실력저하로 마지막 선수생활을 깔끔하지 못하게 마무리하며 쥐도 새도 모르게 쓸쓸히 퇴장했던 것을 생각하면.. 야구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 것입니다..

특히, 이종범선수가 예전모습의 절반이라도 보여주어.. 보란듯이 화려하게 부활 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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