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게임이용자'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1.11 10년 후, 야구 인기가 여전할까? 14

예전과 같은 인기는 아니더라도 프로야구는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프로스포츠입니다. 2007시즌엔 11년만에 400만 관중을 돌파했고 SK와 두산이 맞붙은 한국시리즈는 양팀 모두 3만 구장을 보유한 덕분에 4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 총 27만여명이 한국시리즈에 입장하기도 했구요.

스타들의 야구장 출입도 빈번했고.. 여자 연예인들의 시구는 많은 에피소드를 낳기도 했습니다. 외형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시즌을 보냈으며 앞으로의 전망도 밝게 했죠.

하지만 춘천고 야구부의 해체를 비롯해 많은 초중고 야구부가 선수난에 허덕이며 당장 올해 야구부 운영을 걱정해야하는 것도 현실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가 인터넷 관련 일을 하고 있다보니.. 여러가지 동향분석이나 시장자료 조사차 통계자료를 자주 보는 편인데.. 게임시장에 대한 자료를 보던 중 프로야구의 미래를 걱정해야할만한 통계자료가 있어 올려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옆의 표는 [게임업계 "30~40대를 모셔라"]라는 게임기사에 사용된 표인데, 기사의 요지는 경제력을 갖춘 30~40대 게이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게임별 이용자 구성비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야구게임인 슬러거는 30대, 40대이상의 구성비 전체 사용자의 절반 가량인 46%입니다. 다른 게임들에 비하면 엄청나게 높은 구성비죠. 반면에 10대들의 이용비율은 16%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고연령층의 이용비율이 높은 이유는 1980~90년대 프로야구를 경험했던 '야구키드'들이 어린 시절 향수때문에 많이 몰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슬러거가 아닌 마구마구라는 야구게임도 비슷한 추이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10대들의 이용비율이 가장 높은 게임은 축구게임인 FIFA온라인으로 무려 67%입니다. 야구게임을 즐기는 10대들에 비하면 4배 정도 많은 수치이며.. 야구를 즐기는 30~40대보다도 높습니다. 콘솔게임인 플레이스테이션의 위닝일레븐 이용자까지 포함하면 축구게임을 즐기는 10대 청소년은 훨씬 더 많을 것 같습니다.

2007시즌 프로야구가 400만 관중을 돌파한 원인도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야구게임 이용자 구성비에서 보듯이 과거 청소년시절 프로야구를 경험했던 30~40대들이 다시 야구장을 찾아온 것도 큰 몫을 차지할 것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텅빈 야구장

이런 상황에서 10년, 20년이 지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불보듯 뻔 합니다. 얼마전 읽었던 한 중학생의 포스트 역시 10대 청소년들이 야구에 얼마나 무관심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NewAce조바님이 쓴 대한민국 학생들이 좋아하는 스포츠는? 이라는 포스트에 보면 다니고 있는 중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좋아하는 스포츠와 리그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올려 놓았는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그런 결과를 확인해보니..결과는 가히 충격적입니다.

고작 한 학년의 절반 수준인 24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지만..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는? 이라는 물음에 야구라고 대답한 학생은 39명(15%)으로 축구 176명(71%)에 압도적으로 열세에 있습니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오히려 농구와 경쟁해야할 처지죠.

한마디로 요즘 10대 청소년들은 야구를 직접 하지도 않거니와 게임을 통해서도 많이 접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프로야구의 낮아진 위상은 이번 현대 유니콘스 매각 과정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빅마켓인 서울 연고지 무혈입성이라는 엄청난 혜택과.. 매각대금없는 기부금 형식의 헐값 인수임에도 불구하고 인수하려는 기업이 없어서 구걸하다시피하며 간신히 8개 구단 운영을 걱정하고 있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당장은 발등에 떨어진 KT 창단 문제가 해결과제이겠지만.. 어린 청소년들이 다시 야구에 관심을 가져 그들이 성장했을 때 그들 중 일부라도 야구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잠재적인 미래고객 확보 방안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며, 이는 지방구장의 현대화와 함께 유소년 야구부의 활성화와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이야 400만 관중이니 500만 관중이니 하면서 당장 1, 2년 앞만 내다보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10년, 20년 후를 바라보면서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혜안(慧眼)이 아쉽습니다.

Posted by pre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