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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20 몸짱 남자연예인에 열광하는 여자연예인과 윤종신 3

윤종신씨가 얼마전 라디오방송에서 여자를 회에 비유하여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지난 주 본 방송프로그램 중 일부 내용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여 글씁니다.

지난 주 일요일 밤 건강의학상식 프로그램으로 널리 알려진 KBS의 비타민이라는 프로를 오랜만에 보게 되었는데.. 그 날 방송의 주제가 '운동중독'이었습니다. 연예계에서 내노라하는 '몸짱' 남자 연예인 7명이 초대되어 운동중독에 대한 여러가지 현상과 속설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진행되더군요.

패널 중엔 몸짱 남자연예인 외에도 두명의 여자연예인이 더 있었는데 그들은 방송내내 몸짱 남자연예인의 근육질 몸매에 넋이 나간 표정을 지으며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으로 괴성을 질렀습니다. 그리고는 급기야 MC의 주선(?)으로 자신이 지목한 몸짱 남자연예인을 무대 중앙으로 불러내어 수줍은 표정으로 팔둑과 가슴을 만지거나 뒤에서 껴안으면서 황홀한 표정으로 환호성을 질러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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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녀들이 평소에도 남자의 몸을 밝히는 사람들은 아니었을 겁니다. 방송내용상 그런 컨셉의 캐릭터를 소화해야했기 때문에 평소보다 좀더 오버하여 연기하였을거고 대부분의 상황은 연출되었겠지요.

그런데 문득, 저 장면에서 몸짱 남자연예인과 여자패널이 뒤바뀌었다면 어땠을까.. 궁금해지더군요.

몸짱 남자연예인 대신, 늘씬한 글래머 여자연예인들이 출연하고.. 초대된 남자 패널들은 방송내내 이글이글 불타는 눈으로 색골같은 음흉한 미소와 표정을 지으며 글래머 여자 연예인들의 몸매에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환호성을 질러대고.. 급기야 무대 중앙으로 불러내어 신체 일부를 만지거나 껴안으며 괴성을 질러댔다면?

공중파 방송에서는 생각도 못할 상황이고 방송조차 될 수 없었을테지요. 방송되었다면 여성부와 여성단체로부터 격렬한 항의와 비난이 쇄도했을테구요.

이것처럼 윤종신이 여성을 '회'에 비유했던 것 역시 바꿔서 여자DJ가 남성을 다른 사물에 비유했다면 이토록 사회적인 파장이 일어났을까를 생각해보면 '글쎄'라는 생각이 듭니다.

남성 성(性)을 노리개감으로 여기는 것은 그냥저냥 넘어가고.. 여성 성(性)을 노리개감으로 여기는 것은 비난 받는다?? 이거 어딘가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동안 우리는 방송에서나 평상시에나 남성 성(性)에 대해서 농담을 주고 받거나 장난을 치는 것에 대해 관대하면서 여성 성(性)에 대해서 지나칠 정도로 냉정하고 유난스러웠던게 사실이지요. 여성 성(性)에 대해 보편적으로 지켜왔던 선은 앞으로도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이 맞는데.. 왜 남성 성(性)에 대해서는 노리개감으로 여기면서 여성 성(性)에 대해서는 예민할 정도로 냉정하고 퉁명스럽고게 유난을 떨고 발끈하냐 이겁니다. 함께 존중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면 똑같이 여성 성(性)에 대해서도 남성 성(性)을 대하듯 해도 아무말 안하던가...

출발선이 동일해야 결과에 대해서도 승복할 수 있듯이 전제조건이 동일해야 주장하고자 하는 권리나 책임도 똑같아지는거 아니겠습니까? 싫고 불쾌한 것에는 격정을 내면서 얻고자 하는 것은 있는대로 취하는 것.. 너무 이기적인 생각 아닙니까??

남성 성(性)과 여성 성(性)을 바라보는 시선과 대하는 태도가 똑같다면, 즉 전제조건이 똑같다면 여성의 모습을 저질스러운 색골이미지로 만들어버린, 그리고 남성 성(性)을 노리개감으로 생각하고 치욕스러운 느낌을 준 지난 주 비타민의 내용에 대해서 여성부와 여성단체가 아무소리 없는건 이미 남성 성(性)과 여성 성(性)을 대하는 태도부터가 틀렸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군가산점 문제나 성평등에 대한 여성단체들의 여러가지 주장들이 끊임없이 논란거리가 되고 제대로 된 토론이나 합의점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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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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