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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0.18 10년전 대전구장에서의 추억 2

우선 두산의 KS진출을 축하드립니다! 한화가 한번은 공격력이 터질 줄 알았는데.. 시리즈 내내 답답한 모습을 보인 것이 질때 지더라도 팬들의 가슴엔 길이길이 아쉬운 순간으로 남을 듯 합니다. 오늘 저녁을 먹으면서 TV로 대전구장 중계를 보니 문득 대전구장에 얽힌 제 일화가 떠올라 글 남겨 봅니다.

때는 1997년일겁니다. 제가 모 PC통신 야구동호회 운영진으로 있을 때, 대전에 있는 한화이글스 팬분들 몇분과 대전구장 관람을 하기로 약속을 하고 기차를 타고 대전에 내려갔습니다. 정식 모임은 아니었고 개인적인 친분때문에 만난거라 일행은 저포함 3명이었는데.. 두분 모두 여자분들이셨습니다^^

아무튼.. 점심을 먹고.. 대전역에서 대전구장까지 걸어갔었는데.. 좀 멀었던 기억이 납니다.

표를 끊고 구장에 들어서니.. 무척 아담해 보였고.. 특히.. 외야관중석을 따라 쭉 둘러 있는 나무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내야석에 앉아 가벼운 맘으로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주위가 술렁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주변에 있던 관중들이 일제히 하늘을 쳐다보는 거였습니다.

관중석과 연결된 곳에 내야 조명탑으로 올라갈 수 있는 통로가 있었는데.. 그곳을 어떤 아저씨가 올라가고 있었던 겁니다... 알몸으로 말이죠-_-;;

암튼... 그 아저씨는 조명탑 끝까지 올라가 서더니..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습니다.. 뭐라고 하는지 자세히 들어보니.... 네 그렇습니다.."예수천국 불신지옥"이었습니다..

경기가 잠시 중단되고.. 안전요원들이 뛰어오고 관중들도 짜증섞인 목소리로 빨리 내려오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같이간 여자분들은 뭐가 그렇게 신기한지 계속 뒤돌아 쳐다보시고.. 저는 같은 남자로서 차마 그 남자분의 알몸을 보기가 민망하여 고개를 돌릴 수가 없더군요.

근데 제가 더 걱정됐던건.. 그 아저씨가 저 위에서 소변이라도 보면 어쩌나 했던 겁니다 ㅎㅎㅎ
그 아저씨가 조명탑위에 서 계시던 곳이 바로 저희가 앉은 자리 위였거든요..

안전요원들에 의해서 알몸 아저씨는 끌려 내려왔고.. 10여분만에 경기는 다시 진행됐습니다..

대전구장 중계를 보다 보면 그때 생각이 가끔 나곤 합니다.. 예전 기사를 찾아보면.."깔깔깔" 이런 코너에 토막기사로 몇줄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에피소드입니다.

ps. 얼마전에 제 블로그에 썼던.. 12년만에 3만명 수용 야구장끼리 KS가능할까? 라는 글 기억하시는지요.. 방금전 올라온 모 스포츠신문에 비슷한 제목의 기사가 실렸더군요^^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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