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삼성라이온즈와 롯데자이언츠는 선수단의 모자를 패션 모자 브랜드인 '뉴에라'의 모자를 사용했는데요.

뉴에라모자는 기존 야구용품 제조사에서 만든 모자에 비해 모자챙이 짧고 둥글며.. 앞뒤짱구가 많은 서양인 두상에 맞춘 스타일이라 모자가 전체적으로 둥글둥글한 편이죠.

뉴에라모자 자체가 힙합패션 아이템으로 많이 사용되다보니.. 요즘에는 일반인들 중에서도 MLB 모자가 아닌 뉴에라에서 나온 KBO 모자를 쓰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더군요.

이번 준PO(준플레이오프), PO(플레이오프)를 보니 뉴에라 모자를 사용하는 삼성의 안지만선수가 모자챙을 일자로 펴고 약간 삐딱하게 쓰고 나와 '힙지만(힙합 지만)'이라고 불리더군요. 게다가 껌까지 질겅질겅 씹는 모습이 지금까지 프로야구에서 보아온 선수들 중 가장 개성있고 인상적인 모습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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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자챙을 일자로 펴서 삐딱하게 쓰고 있는 삼성라이온스의 '힙지만(힙합 지만)'



우리나라처럼 선후배간 규율이 엄격한 야구환경에서 튀는 복장과 행동은 무언 중에 금기시 되었던 것이 사실인데.. 머리를 염색한다거나 귀걸이를 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나이 어린 선수가 모자챙을 일자로 펴서 삐딱하게 쓰고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공을 던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죠.

이런 안지만선수의 모습이 보기 흉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저는 안지만같은 선수가 많아져야 한다고 봅니다.

프로야구도 따지고 보면.. 쇼나 공연과 마찬가지로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주는 것이 목적이죠. 야구감독과 선수들은 그 공연의 연출자, 연기자와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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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現 프로야구 최고의 캐릭터 한화이글스 김태균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선수라면 던지고 치고 달리는 야구 자체의 플레이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관중들에게 야구라는 공연을 보여주는 프로야구선수라면 선수 개개인의 캐릭터 역시 야구의 재미요소 중 하나로 훌륭한 볼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프로야구 선수들은 경기 중 리액션이나.. 외모를 가꾸는 것을 굉장히 자제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프로선수지만 자기 캐릭터를 발전시키는데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운동선수이기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기력이겠죠. 하지만 야구응원 캐릭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낸 "턱돌이"만 보더라도.. 어디까지가 역할에 맞는 본연의 임무이고 모습인지 단정짓기란 어렵습니다.

마찬가지로 야구선수이기 때문에 야구만 열심히 한다는 것은.. 야구라는 상품을 팔고 있는 프로야구의 세계에서 너무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국내 프로야구선수 중에는 정수근이나 홍성흔처럼 경기중 리액션도 많고 톡톡 튀는 개성을 발산하는 선수들이 더러 있으며.. 이는 팬들에게 야구 이외의 새로운 이야기거리를 제공해 줍니다.

미국와 일본의 경우는 우리나라보다는 좀더 자유분방하고 개방적이죠. 일본 야구계의 기인으로 수많은 이슈를 뿌리고 다녔던 신조 츠요시 선수만 보더라도 프로야구 선수 한사람의 독특한 캐릭터가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은 실로 무궁무진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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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이더맨 복장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일본의 신조 츠요시



아무튼 이번 PO에서 삼성 불펜진의 핵으로 활약하고 있는 '힙지만' 안지만선수의 힙합 스타일로 인해 PO를 관람하는 재미가 하나 더 늘어난 것 같습니다.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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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두산과 한화의 PO 2차전은 두산이 9-5로 이기면서 시리즈 2연승으로 KS진출에 상당히 유리한 입장이 되었더군요. 두 팀을 응원하는 입장이 아니다보니.. 오늘은 한화가 이겨서 시리즈가 좀 더 긴장감있게 진행되길 바랬는데 끈기에 기동력까지 갖춘 두산이 여러모로 우세한 경기였습니다.

경기 중간에 양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몰려나와 충돌할 뻔한 순간도 있었는데요. 이런 저런 상황을 다 떠나서 내가 오늘 잠실에서 두산을 상대하는 상대팀이었다면 잘 치고 잘 뛰는 두산선수들이 얼마나 얄미웠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야구가 100년 넘게 발전해오면서.. 야구스타일도 여러가지 형태로 변형되어 왔는데요. 작전을 줄이고 화력을 앞세운 빅볼과.. 섬세한 작전과 빠른 발을 앞세운 기동력으로 점수를 짜내는 일명 스몰볼이 대표적인 야구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대체로 잘 치는 야구는 빅볼의 큰 특징이고.. 잘 뛰는 야구는 스몰볼의 큰 특징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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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렸을 적 잠시나마 야구부에서 야구를 접했고.. 고등학교 졸업 이후 사회인야구를 13년 정도 하다보니 이런 저런 상대팀과 선수.. 온갖 상황을 겪어보게 되더군요.

그 중에서도 빵빵 홈런을 쳐대며 화력을 앞세운 빅볼을 구사하는 팀이 있는가하면 잘 뛰고 발 빠른 스몰볼을 구사하는 팀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깨가 맛이 간 상태라 마운드에는 잘 오르지 않지만, 한 2년전까지만해도 주로 출전하던 수비위치가 투수였을만큼 공을 많이 던졌는데요..

잘 치는 팀을 상대할 때와.. 잘 뛰는 팀을 상대할 때.. 경기가 진행되면서 느끼는 경기 중 감정은 확연히 다르더군요.

잘 치는 팀을 만나 내 공이 쭉쭉 맞아 나갈 때는 나는 있는 힘을 다해 던졌고 그 공을 상대방이 잘 쳐내니 뭐라 할말이 없습니다. 그에 반에 어쩌다 출루시킨 주자가 엄청나게 발이 빨라서 신경쓰이게 한다거나.. 주루플레이에 능해서 1루타에도 2루, 3루까지 정신없이 뛰는 팀을 만나면 경기가 진행될수록 짜증이 쌓였던게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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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잘 치는 팀에게는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을 다 쏟아붓고도 상대팀 타자들 타력이 워낙 좋아서 쭉쭉 쳐낸거니 미련이나 짜증이 덜 나는데.. 루상에만 나가면 깐죽깐죽거리면서 신경쓰이게 하고 한 베이스를 더가기 위해 내야를 휘젖고 다니는 팀 선수들은 내가 할만큼 했다는 생각이 상대적으로 덜 들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건 투수가 아닌 타자로 타석에 섰을 때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아에 치기 힘든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를 만났을 때.. 삼진을 당하더라도 시원하게 헛스윙하고 들어올 때는 내 스스로에게도 승복하게 되는데.. 눈에 뻔히 보이는 공인데 아주 지저분한 공을 가지고 있는 투수를 만나서 어이없게 아웃 당했을 때는 내 스스로에게 짜증이 밀려오게 됩니다.

오늘 PO 2차전 중간에 양팀 선수들이 충돌 직전까지 갔던 상황도.. 그전에 원치 않았던 불씨를 양팀이 제공한 것도 있겠지만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뚝심의 두산이 빠른 발의 기동력 있는 야구까지 하다보니 한화선수들이나 코칭스텝으로서는 어떻게 실마리를 풀어나갈 수 없는 짜증나는 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고보니.. 올해 빠른 발과 현란한 주루플레이로 상대팀을 괴롭혔던 팀이 SK와 두산이 아니었나 싶네요. 두산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SK는 시즌 중에 상대팀과 충돌한 사건도 좀 많았었던걸 보면.. 스몰볼을 구사하는 팀과 빈볼의 상관관계를 따져보긴 힘들겠지만.. 아무튼 스몰볼을 구사하는 팀과 경기하는 상대팀 선수들의 심정은 대체적으로 비슷한가 봅니다^^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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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시구의 창시자, 개념시구의 원조, 홍드로 마르티네즈 등 수많은 수식어와 개념시구를 이세상 널릴 전파한 진정한 개념녀 홍드로(홍수아)가 2007 플레이오프 1차전 시구자로 다시 한번 마운드에 오른다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홍드로의 개념시구가 세상에 알려진 이후 하이킥킹 시구와 언더핸드 시구 등 많은 변칙시구가 시도되었는데요. 개념시구의 정통성이 결여된 채 유희만을 쫓는 번잡스런 분위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텐데.. 다시한번 시구의 개념이 널리 정립되리라는 예상입니다.

기사보기 : [‘홍드로’ 홍수아, PO 1차전 시구자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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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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