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시작과 함께 프로야구판을 뜨겁게 달구 있는 것은 홈런경쟁도 아니고 다승경쟁도 아닌 꼴찌팀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심수창과 박병호다.

프로의 세계에서 트레이드는 누구나 그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가을야구에 대한 LG의 절박함에서 기인한 밸런스가 맞지않는 조합과 뒷돈설, 소속팀에 대한 애정이 대단했던 선수들 사이에 벌어진 갑작스런 트레이드여서 그랬는지 LG에서 넥센으로 간 심수창과 박병호나 넥센에서 LG로 간 송신영, 김성현 모두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 이적 후 팀의 마무리로 변신해 첫 세이브를 올린 송신영의 울먹이던 MVP 인터뷰,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서서히 본인의 포텐셜을 터트리고 있는 박병호, 젊고 싱싱한 우완으로서 가능성을 여전히 확인시켜 준 김성현, 여기에 굴욕적인 18연패를 기록 중인 심수창의 감동의 첫 승까지.. 모든 선수들이 스포츠가 전해 줄 수 있는 최고의 감동스토리를 보여주고 있다.

심수창이 786일만에 18연패를 끊고 올 시즌 첫 승을 올리던 날 넥센의모든 선수들이 똘똘 뭉친 진한 동료애와 더불어 투수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오르던 정민태 투수코치 역시 누구보다 승리를 기다렸을 심수창에게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정민태 투수 코치는 7회 1아웃까지 호투하던 심수창이 안타를 맞자 투수 교체를 위해 그라운드로 나섰다. 그런데 투수가 서있는 마운드로 바로 가지 않고 심판에게 다가가 새 공을 건내 받은 뒤 마운드로 향했다.

보통은 현재 투수가 던지던 공을 받아 다음 투수에게 주거나 야수에게 던져 준다. 그래서 가끔 내려가기 싫은 투수가 교체하려는 코치에게 공을 주지 않으려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정민태코치는 이미 던지던 공을 가지고 내려가게 하려던 생각으로 심판에게 새 공을 받아 간 것 같다. 그리고는 내려가는 심수창에게 연패가 끝날 수도 있으니 던지던 공을 가지고 가라고 배려해 주었다. 그럴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라 갔으면서도 "공 가져갈래?"라고 먼저 물어보는 장면이 더욱 감동스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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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수창과 함께 넥센히어로즈로 트레이드 된 박병호의 일주일간의 활약이 눈부시다.

데뷔 당시부터 우타거포유망주로 주목을 받으며 프로 5시즌 동안 700타수에 가까운 기회를 얻었으나 통산타율 0.190라는 초라한 성적에 비춰보면 지금의 활약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박병호의 2011 시즌 트레이드 전후 성적비교>

 
트레이드 전후 성적만 놓고보면 같은 선수의 기록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올시즌 LG에서는 대타나 대수비로 불규칙하게 기용되기도 했지만, 트레이드 된 후 타율, 루타수, 홈런, 타점, 타수당 삼진수 등에서 트레이드 전과 비교해 월등한 결과를 뽐내고 있다.

트레이드만으로 없던 기량이 생겨나는 것은 아니기에 이제서야 박병호가 가지고 있던 포텐셜이 트레이드로 인한 각성 효과와 심리적인 안정 등으로 빛을 보는게 아닌가 싶다. (작년에도 일주일간 타격 전부분에 걸쳐 상위에 랭크된 적이 있었기에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박병호가 이런 페이스를 올시즌 끝날때까지 유지해준다면 넥센히어로즈로서는 중심타선을 책임질 젊은 우완 거포를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대단한 전력보강이 아닐 수 없겠다.

반면 LG는 또다시 트레이드의 악몽에 시달릴 것 같다. 트레이드의 과정은 달랐지만 이용규나, 김상현처럼 LG를 떠나간 선수들이 국대급 활약을 계속 한다면 LG트윈스의 선수양성 과정 자체에 시스템적인 문제점은 없는지 되짚어 볼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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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넥센 출신 선수들이 4강 싸움의 선봉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불과 3시간여 앞둔 어제 저녁 LG와 넥센이 심수창+박병호(LG)와 송신영+김성현(넥센)을 2:2로 트레이드하는데 합의하였다.


넥센히어로즈 송신영, 김성현 (위)과 엘지트윈스 심수창, 박병호 (아래)



2.
프로스포츠에서 구단간 트레이드는  비일비재한 일인데 이번 트레이드가 유독 화재가 되는 이유는 트레이드 된 선수사이의 밸런스 문제와 계속되는 넥센 히어로즈의 선수팔기 의혹 때문인 것 같다.


3.
블팬의 핵심선수와 떠오르는 영건 선발투수를 17연패 중(불운도 따랐지만)인 중간급 투수와 1군에서 통산 타율 1할 9푼대를 기록 중인 만년 유망주 타자와 맞바꾼다는 것은 누가봐도 쉽게 이해가 안되는 조합이다.

표면상으로는 2:2 트레이드지만 사실상 송신영 <-> 심수창+박병호의 1:2 트레이드라고 해도  될 정도인데 김성현이라는 영건 선발투수가 포함되어 있으니 선수 이동 이외에 뒷돈이 오고 갔음이 의심될 수 밖에 없다. (최소 10억 이상)


4.
이로서 FA나 트레이드로 히어로즈 야구단을 떠난 선수는 장원삼, 이택근, 정성훈, 이현승, 마일영, 황재균, 고원준 등 7명에 이어 두 명이 더 추가되게 되었다. 이 중 FA신분으로 LG로 이적한 정성훈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현금이 포함되었거나 포함되었을것이라고 생각되는 트레이드들이며 SK와 KIA를 제외한 5개 구단이 히어로즈로부터 선수를 수혈받은 구단이 되었다.

8개 구단 유지가 우선인 KBO, 운영자금이 필요한 히어로즈, 가을야구가 목표인 몇 구단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처음엔 프로야구 전체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현금이 포함된 비상식적인 트레이드를 자제하는 분위기 였지만 이젠 히어로즈 선수를 빼오지 못한 구단이 바보가 될 판이다.


5.
공교롭게도 히어로즈부터 넘어온 선수가 2명 이상인 팀은 치열하게 4강 싸움 중인 LG트윈스와 롯데자이언츠이며 히어로즈 출신 선수들은 각각 핵심 불팬과 영건 선발투수, 핵심 내야수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LG 김성현과 롯데 고원준이 선발 맞대결하고 결정적인 순간 롯데 황재균을 상대하기 위해 LG 송신영이 구원 등판하는 경우가 그냥 지나가는 말이 아니게 됐다.

LG와 롯데를 포함해 삼성, 두산, 한화 등 5개 팀으로 뿔뿔히 흩어진 선수들이 그대로 히어로즈에 남았다면 아마도 넥센 히어로즈가 4강 싸움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4강 싸움이 치열한 LG와 롯데 두 팀 중 4강에 오르지 못한 팀은 돈으로 선수를 보강하고도 가을잔치에 진출하지 못한 팀이라는 부담스런 주변 시선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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