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정신, 스물다섯 빡신 걸(Girl)의 공모전 무한 도전기

마루님의 디자인로그를 보다보니.. 공모전 23관왕이라는 정말 대단한 수상경력을 가진 한 여성분의 이야기가 있더군요.

공모전 23관왕, 같은 해에 제일기획-LG애드 공모전 대상 수상 등 화려한 이력을 가진 박신영씨의 이야기인데요. 요즘처럼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 어학점수 없이 지방대출신으로..  제일기획이라는 굴지의 광고회사에 입사했다고 합니다.

저 정도의 경력과 실력이라면 제일기획이 아니라도 어디서든 데려가려고 했을 것 같습니다.

박신영씨 정도의 이력은 아니지만.. 저 역시 공모전 수상경력이 8번 정도 됩니다. 저도 박신영씨와 마찬가지로.. 어학연수 경험도 없고.. 어학점수 역시 회사를 들어가기엔 창피할 정도였죠. 대학간판 역시 별볼일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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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3학년 시절.. 동기들이 어학연수나 대학원 등을 준비할 때, 저는 무조건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실무경험을 쌓고자 많은 프로젝트와 공모전, 콘테스트 등에 참가하였고.. 꽤 높은 수준의 수상경력도 얻게 되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박신영씨처럼 광고나 디자인쪽은 아니지만 실무 경험과 창의력이 높이 요구되는 분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공모전에서의 수상경력이 나를 가장 잘 어필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땐 어학점수도 형편없고 대학간판도 별볼일 없는 놈을 누가 뽑아 줄지 저 역시도 막막했으니까요.

일이 잘 풀려서인지.. 저는 대학 4학년의 신분으로 첫 직장에 들어갈 수 있었고.. 두번의 이직을 거쳐 현재 직장생활 6년차의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대학 동기들 중에서는 가장 빠른 연차에.. 직급도 높은 편이고.. 하고 있는 일 역시 나름 만족하고 있습니다.

저는 저의 이런 판단과 공모전 수상의 이력을 제 스스로도 나쁘지 않은 길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3년 전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 들어오면서 그런 생각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3년 전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면접을 보던 중이었는데.. 대표이사님을 만나는 최종면접에서.. 저의 이력서와 공모전 수상경력을 보시던 대표이사님이 대뜸 '혼자 일하는 스타일인가?'라고 물어보시는 겁니다.

..." 혼자 일하는 스타일인가? "


제가 나갔던 공모전이 모두 팀이 아닌 개인자격으로 나갔던 것을 보시고.. 혼자 일하는 스타일이냐고 물어보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질문을 받고는 정말 머리속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공모전에 대한 내용, 어떻게 이렇게 많이 수상을 했냐 등등의 질문만 받았지.. 혼자 일하는 스타일이냐는 질문은 처음이었으니까요.

그 순간, 회사에서 타 부서, 다른 동료들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의견조율 등에서 미숙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고.. 그 부분이 의심되어 물어보시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뭐라고 답변했는지는 잘 생각은 안나지만.. 최종면접에서 합격하여 현재까지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대표이사님이 원하시는 답변을 한 것 같긴 합니다.

아직도 그때의 질문이 머리속을 떠나질 않으며 가끔은 생각이 납니다.
 
일을 진행하다보면 답답하거나 그냥 내가 처리해 버렸으면 좋겠다 싶은 순간이 있는데 그럴때마다 그때 그 질문을 머리속에 떠올리게 되고.. 내가 다른 사람, 다른 부서와 잘 협의하고 있는지.. 독단으로 판단하려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게 되기 때문에 저를 뒤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많은 공모전 수상이 분명 화려하고 능력있어 보이긴 합니다만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않고 자기계발을 통해 꾸준히 자신을 발전시켜 나간다면 공모전 23관왕의 박신영씨는 분명 좋은 인재로 성공하시리라 생각됩니다.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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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한화이글스 현재 유니폼이 KBO 8개 구단의 유니폼 중에 색감의 조화나 팀이름의 로고타입 디자인 등에서 세련된 유니폼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만.. 딱 하나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뒤쪽의 등번호 디자인과 폰트입니다.

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유니폼 앞뒤랑 비교해보면 한화이글스 유니폼의 앞뒤 일관성과 완성도가 얼마나 떨어지는지 알 수 있는데요..

유니폼의 앞쪽에 세겨진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팀이름 "Jays"의 로고타입과 한화이글스의 팀이름 "Eagles"의 로고타입이 각각의 영문 이니셜 "J"와 "E"에 새의 머리를 형상화한 점이라던가.. 이탤릭체의 효과를 주어 역동적인 면을 강조했다던가 하는 부분에서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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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의 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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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유니폼의 앞과 뒤



하지만, 뒷쪽의 등번호와 이름이 세겨진 부분을 보면.. 디자인의 완성도면에서 한화이글스의 유니폼은 어딘지 모르게 심심하고 디자인을 하다가 만 느낌입니다.

한글로 표기된 이름은 어쩔 수 없다지만.. 블루제이스 유니폼처럼.. 백넘버 부분도 앞쪽의 Eagles와 일관된 스타일을 적용하였으면 더욱 완성도 높은 유니폼이 될 수 있었을 것 같은 생각입니다. 그렇지 않고 무미건조한 견고딕 숫자로 처리해버린 건 디자인에 대한 생각이 없다기 보다는 그냥 성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자동차 디자인을 예로 들자면.. 차의 앞과 뒤의 디자인은 동일한 아이덴티티와 스타일을 유지하여 디자인하는게 원칙입니다. 디자인의 일관성을 유지하여 완성도를 높이기 위함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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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타입 헤드라이트와 테일램프 디자인 스타일을 앞과 뒤에 일관되게 적용한 NF소나타



하지만 한화이글스 유니폼을 보면 앞쪽의 디자인은 세련되고 역동적인데 뒷쪽은 무난하고 정적이죠. 마치 앞쪽은 그랜져TG같은 날렵하고 세련된 모습인데.. 뒤는 포니처럼 단순하고 경직되어 보입니다.. 한화이글스의 유니폼뿐만 아니라 KBO 8개 구단 유니폼이나 모자가 거의 이런식일겁니다.

MLB선수들의 모자나 유니폼은 패션아이템과 악세서리로 많이 애용하지만.. 우리나라 프로야구팀의 모자나 유니폼이 패션아이템으로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가 이런 사소한 점들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언제 시간되면.. 왜 우리 프로야구 유니폼이나 모자는 왜 패션이 되질 못하는지에 대해 생각했던 것들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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