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구단의 많은 야구장들이 현대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프로야구 구장 중 가장 오래된 대전 야구장이 드디어 신축된다고 한다. 1964년에 개장되었으니, 사람으로 치면 정년을 꽉 채운 나이가 됐다.

 

야구 인프라에 관심이 많다보니 대전 야구장 조감도를 보고 든 생각을 남겨본다.

 

1.

개방형과 돔구장을 모두 검토했겠지만, 개방형으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개방형으로 추진한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돔구장 대비  건설비용이 저렴해서 일 것이다. 돔구장 건설비로 추측한 3000억원은 고척돔구장을 참고하지 않았나 싶다. 고척돔구장은 설계변경이 2차례나 되면서 늘어난 기간과 설계변경 비용, 부족한 교통인프라와 보행로 개선을 위한 고척교 보강공사 등으로 3000억이라는 큰 비용이 소요된 것이지 애초에 돔구장을 목표로 설계, 시공했다면 그보다 적게 들었을 것으로 예상한다.

황사, 미세먼지, 태풍, 혹서, 장마 등 점점 열악해지는 기후조건과 다양한 문화공연과 대관으로 매년 흑자를 내고 있는 고척돔구장의 운영사례를 본다면 돔구장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폐쇄형 돔구장이 아닌 개폐형 돔구장이라면 돔구장의 편의성과 개방형의 경제성(냉난방비용 등)을 모두 잡을 수 있지 않나 싶다. 개폐형 돔구장은 잠실이나, 사직야구장 신축시 기대해봐야겠다.

 

2. 

야구장의 외관은 대전의 상징마크와 시화(市花) 목련을 형상화하고, 과학기술도시의 이미지를 살려 파도(Wave)형 패턴을 형상화했다고 하는데, 대전이 타지역사람들에게 과학기술도시의 이미지인지는 의문이다. 대덕연구단지때문인가? 연고지팀의 상징인 독수리를 형상화 했으면 어땠을까, 그랬으면 좀 더 개성있고 창의적인 외관이 나오지 않았을까? 디자인 컨셉을 미리 알지 못한다면 과연 목련을 형상화하고 과학기술도시 이미지를 살린 디자인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나 '평이한' 외관이다. 많은 우리나라 야구장이 그렇듯 대칭형 부채꼴, 마치 예전 어르신들이 쓰시던 재떨이 모양..

프로스포츠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결합된 쇼비즈니스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야구장은 그 쇼를 더욱 아름답고 멋지고 스펙타클하게 보여주는 무대이다. 쇼비즈니스적인 시각이 반영되어 건설된 광주, 대구, 창원의 신축야구장에 비하면 대전 신축야구장의 조감도는 너무나 심심하다.

 

3.

구장 설계사가 어디인지 모르겠으나, 그라운드 디자인을 보니 광주 챔피언스필드과 대구 라이온스파크를 설계한 국내업체가 디자인한게 아닌가 싶다. 잔디와 흙 구역의 디자인이 광주, 대구와 유사해보인다. 광주 챔피언스필드의 그라운드에서 1, 3루 방향으로 삐죽 튀어나왔던 익사이팅존만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익사이팅존이 있던 부분이 잔디도 없는 맨땅으로 휑해 보이는게 그런 추측을 하게 한다. 개인적으로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장 디자인 경험이 많고 창원 NC다이노스파크의 디자인을 했던 미국 파퓰러스사에 야구장 설계를 맡기는게 좋다고 본다.

 

끝.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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