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햇수로 13년째 사회인야구를 하고 있는데요. 그동안 수많은 사회인야구팀과 사회인야구인들을 보아오니.. 팀 운영상 공통 된 갈등이 몇가지 존재하더군요.

단체스포츠이다보니 당연히 사람과 사람사이에 의견이 대립될 경우가 있는 것이고.. 더군다나 학교 야구부처럼 선후배가 아닌 사회인으로 만난 관계이기 때문에 서로의 목소리도 자유스럽게 낼 수 있어서 팀 운영상 갈등이 없을 수는 없을 겁니다.

팀 운영상 의견이 대립되는 첨예한 사안에 직면했을때.. 야구를 좋아한다는 것 하나 때문에 대부분의 문제는 현명하게 해결하는 편입니다만.. 단 한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리고 앞으로도.. 어느 사회인야구팀이나 확실한 해답을 내리지는 못할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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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바로 야구를 통해 경기의 승패를 중요하게 여기느냐 아니면 회원간 친목을 중요하게 여기느냐의 문제입니다.

어떻게보면 간단한 문제일 수도 있으나.. 승패와 친목이 대립하여 팀이 붕괴되거나.. 몇명이 탈퇴를 하고.. 팀원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경우를 몇 번 보았더니.. 생각만큼 간단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일단 우리나라의 사회인야구는 친목에 근간을 두고 있습니다. 일본의 사회인야구 시스템과는 달라서.. 야구를 좋아하는 순수 아마추어 사회인들이.. 어렸을 적에 동네에서 야구하던 기억을 더듬어.. 성인이 된 나이에 정식으로 유니폼도 갖춰 입고.. 장비도 제법 그럴듯하게 갖추어.. 늘 동경하던 "야구선수"의 모습을 몸소 경험해 보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그럴싸하게 유니폼도 입고 멋진 선글라스도 끼고 팀의 일원으로 경기에 참가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끼며.. 함께 땀흘리고 고함지르는 것에 열광합니다. 그것 자체만으로도 만족하시는 분들도 많구요.

하지만, 경기를 하다보면.. 질때보다는 이길때가 더욱 기쁜 것이 사실이고.. 이기기 위해 실력 순으로 오더(order)가 짜여지는 것이 계속되다보면.. 똑같은 회비 내고 매번 벤치만 지키고 있는 것이 마냥 좋게 받아들여지지만은 않게 됩니다.

사회인야구를 운영하는 주체는 회원개개인이며.. 모두 똑같이 내는 회비로 운영되는 것이 대부분인데.. 똑같은 회비를 내고도.. 누구는 매게임 선발 출장하고 누구는 교체되거나 경기에도 뛰지 못한다고 한다면.. 제 아무리 성인군자라고 하더라도 반감이 안생길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게임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는 불공평한 대우를 받은 것에 대해 운영진이나 감독, 코치에게 반감을 갖게 되고.. 매번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는 그 선수 나름대로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는 거죠..

그렇다고 모든 회원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는 것도 쉬운 것만은 아닙니다. 야구가 모든 타자가 순서대로 타석에 들어서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스포츠라고는 하지만.. 사회인야구에서도 염연히 선수간 실력차가 존재하고 그 격차는 프로야구보다 더욱 큽니다..

기본기가 갖추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에 투입되는 것은 경기의 승패를 좌지우지하기도 하지만.. 부상 가능성도 높아지기도 하구요.

그래서 요즘 사회인야구팀들은.. 아에 두개의 팀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한팀은 승패 위주로 운영하며.. 한팀은 친목 위주로 운영하는 거죠. 아니면 참지 못하는 세력이 빠져나가 한 방향으로만 운영되거나.. 아에 신입회원을 더이상 받지 않기도 합니다.

또는 신입회원에게 팀의 방향성(친목이냐 승패냐)을 처음부터 확실히 주지시키고 가입시키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가장 좋은 방향은.. 매번 경기도 이기면서 친목도 도모하는 것인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팀원 모두가 정말 끈끈한 우정으로 뭉치지 않고서는 매우 힘든 경우입니다.

사회인야구를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경험했을 상황이라고 생각되구요. 앞으로 사회인야구를 하시고자 한다면.. 팀의 방향성에 자신이 얼마나 맞출 수 있는지 잘 판단하시는 것이. 하고싶은 야구도 맘껏하고 좋은 사람들과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일 것입니다.

사회인야구의 영원한 딜레마.. 친목 VS 승패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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